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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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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으로 발견됐는데…” 20년전 사망 처리된 남성, 살아 있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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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년 전 사망 처리된 50대 남성이 최근 소송으로 주민등록을 회복했다. /의정부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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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사망 처리됐던 남성이 살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2일 의정부시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20년간 서류상 사망자로 살아온 50대 남성 A씨의 주민등록을 복원했다. A씨는 그간 경기 북부를 떠돌며 일용직으로 일하거나 고물을 수집하며 홀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서류상 사망자로 살게 된 이유는 이렇다.

2003년 5월 26일 의정부시의 한 연립주택 지하 방에서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는데, 시신 부패가 상당해 신원 확인이 어려웠다. 당시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집 하나를 여러 개 방으로 쪼개 월세를 준 형태로, 세입자 대부분이 몇 달만 살다 나가는 떠돌이였기 때문에 파악이 더욱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경찰이 탐문 끝에 해당 방에 A씨가 살았다는 점을 파악했고, 노모 등 가족을 찾아 신원을 확인한 결과 시신이 A씨가 맞는다고 판단, 단순 변사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렇게 A씨는 사망 처리됐다.

영문도 모르고 사망 처리된 채 살아오던 A씨가 주민등록을 복원할 수 있었던 건 한 사회복지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다. 지난 1월 의정부 녹양역 인근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중 이 사회복지기관을 알게 됐다. A씨는 사회복지기관의 조언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법원에서 등록부 정정 허가 결정을 받았다. 앞서 A씨는 특정 계기로 자신이 서류상 사망자로 등록된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절차가 복잡해 주민등록 복원을 포기했다고 한다.

20년전 지하 방에서 발견된 시신이 A씨가 아니라 다른 제삼자였다는 사실이 이번에 알려지면서 경찰도 재수사에 나섰다. 지난 6월 A씨가 등록부 정정 허가를 신청한 뒤 재판부가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서 경찰도 이런 내용을 인지했다고 한다. A씨는 경찰에 “20년 전 지하 방에서 살았으며, 돈이 생기면 다른 지역에서 생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다시 불러 행적 등을 정식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워낙 오래전 일이라 재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20년 전 사건이라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직원이 없어 재수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시 시신의 신원 확인 등 사건 처리 경위를 최대한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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