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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수)

판결문 곳곳에 조국·임종석 개입 의혹…'하명수사' 의혹 재수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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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재판부…판결문에 '각주' 달아 檢 지적

"공소장에 임종석 적고도 한병도만 기소"… 검찰 "재수사 검토"

뉴스1

송철호 전 울산시장(왼쪽 사진부터)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한병도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공직선거법위반 등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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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이른바 '하명 수사' 의혹을 법원이 사실로 인정하면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윗선'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실질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을 기소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으나 1심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 개입을 판결문 곳곳에 적시했다.

특히 법원은 '경쟁 후보 매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임 전 실장의 개입을 공소장에 적고도 한병도 민주당 의원(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단독 범행으로 기소했다고 콕 집어 지적하기도 했다.

법원 판결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당시 청와대 '윗선'을 향한 재수사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검찰은 재수사 검토에 착수했다.

◇ "경찰 수사상황 조국에 보고…조국은 송철호 후원회장"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 하명에 따라 수사가 진행됐다"며 "청와대가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주목해야할 점은 재판부가 조 전 수석의 관여 정황을 판결문에 명시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박형철(전 반부패비서관)은 반부패비서관실로 보고되는 경찰의 수사상황 보고서를 백원우 민정비서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수사를 선거에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 "송철호와 대통령의 친분 및 조국 민정수석이 과거 송철호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사이였던 점 등 송철호의 영향령이 없었다면 쉽게 생각해볼 수 없는 전략"이라고도 짚었다.

이같은 '수사 청탁'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징역 2년의 실형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조 전 수석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고도 하급자들만 기소한 부분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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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후보자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함께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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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고베 총영사' 자리 역제안…한병도 단독범행?"


조 전 수석 뿐 아니라 임 전 실장의 개입 여부도 판결문 곳곳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경쟁 후보 매수' 혐의와 관련해 "임동호(송 전 시장의 경쟁자)가 2017년 민주당 내 86학번 모임에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민주당 최고위원을 마치면 오사카 총영사로 나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2018년 경에는 임동호가 울산시장 불출마를 조건으로 평소 가고 싶어하던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임 전 실장이 고베 총영사 자리로 역제안 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 213 페이지에 각주를 달고 "임 전 실장 등도 임동호에게 원하는 자리를 주는 대신 경선에 나서지 않게 하는 선거 전략을 함께 수립했으나 검찰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고 공동 범행이 아닌 한병도의 단독 범행으로 공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경쟁 후보자 매수 의혹에 대해 "임동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이 임 전 실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킨 부분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 서울고검 '항고사건' 검토중…중앙지검도 "추가 수사 검토"

검찰이 2021년 4월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윗선' 관계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결정할 당시에도 '정권 눈치보기' 라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이들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사실을 적고도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불기소 처분된 사람들도 일부 관여가 의심되는 정황들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범위나 공모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실질적인 가담행위나 그에 관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결정에 불복해 서울고검에 2021년 5월 재수사를 요청하는 항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고검 측은 "1심 선고 결과와 공판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판결문에서 사실관계가 인정된 부분들과 기존 수사 내용들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추가 수사 필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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