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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경찰·교사 성범죄땐 파면·해임···의사는 면허취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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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의사 범죄]

의사 성폭력 한해 160건 달해도

직무 관련 행위 아니면 처벌안해

'중징계' 타 직업과 대조적 행보

반인륜범죄로 금고형 이상 땐 박탈

'의사면허취소법' 제대로 적용돼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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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의사인 A씨(37)는 만 13세 여학생 B양을 만나 옷을 벗기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후에도 B양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만남을 이어가려 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이 같은 결과에 불복해 3심까지 항소했으나,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A씨는 현재도 의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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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직장 내 파면·해임 처분 등으로 직업을 잃는 다른 직종과 달리, 의사는 버젓이 직업 활동을 유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처럼 만 13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경찰이나 교사 등 공무원이나 교수,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이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징계 처분에 따라 직업 현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의사면허취소법’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의사 성폭력 범죄 검거현황’에 따르면 2017년 137건이었던 의사 성폭력 범죄는 2022년 160건으로 늘어났다. 강간·강제추행이 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카메라등이용촬영이 16건, 통신매체이용음란이 12건, 성목적공공장소침입이 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성범죄에 가담한 의사의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없었다. 기존 의료법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는 의사가 ‘직무와 관련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때만 면허 취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경우나, 의료 행위 중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거나 면허증을 타인에게 대여해주는 등의 행위만 제재 대상이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의협에서는 성범죄 등을 저지른 의사에 대해 자체적으로 징계하고 있다”면서 “징계의 효력 범위는 의협 회원으로서 갖고 있는 선거권·피선거권 등에 대한 권리 행사 정지 등”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또 “의사 면허 정지·취소 등은 보건복지부의 행정 처분에 따라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논의를 거쳐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되면 복지부에 의뢰한다”면서도 “자세한 징계 내용은 모두 대외비”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2019년 이후 의협에서 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건수는 모두 3건에 그쳤으며, 이 중 환자 추행 등 성범죄와 관련된 경우는 1건 뿐이었다. 이마저도 현재까지 처분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공무원의 경우 처벌 수위가 다르다. 지난해 경찰공무원 중 성범죄를 저지른 79명 중 25%(20명)가 파면, 해임 등 중한 징계를 받았다. 올해 10월까지 통계를 보더라도, 성범죄자 경찰 66명 중 약 26%(17명)가 직업을 잃었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저지른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136명 중 28%(38명)이 면직·계약해지·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아 교단에서 쫓겨났다.

의사를 제외한 다른 전문직의 경우, 협회 차원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해 이를 공지하기도 한다. 예컨대 대한변호사협회는 각종 범죄를 저지른 변호사에 대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사유로 자체 징계를 내리고, 홈페이지에 실명까지 공개한다. 교수들은 ‘교육공무원 징계령’의 적용을 받아 범죄 수위에 따라 견책·감봉·정직·강등·해임·파면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각 대학별로도 징계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으며, 사립교원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집행되면 면직 처리된다.

이 때문에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의사면허취소법’이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범죄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환자를 돌보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법은 의사 등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의협도 교통사고 등 우발적 범죄까지 면허 취소 대상에 포함되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강력범죄로 인한 징계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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