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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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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스승이 떠나셨다"…故 김수용 감독 추모하는 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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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 정지영 감독 등 문하생들 모여…배우 장미희도 다녀가

영화인장 치를 장례위원회 조직…5일 오전 영결식

연합뉴스

김수용 감독 빈소 찾은 조문객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196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김수용 감독이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감독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 2023.1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3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용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큰 어른이자 스승이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그의 빈소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한국 영화계의 큰 거목이 떠난 데 대해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지영, 이명세, 장길수 감독 등 고인의 문하생들은 일찍부터 빈소에 나와 추모객을 맞이했다.

문하생들의 좌장 격인 정 감독은 고인이 196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었다고 회고하고 "오늘날 한국 영화의 틀을 그분들이 만드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을 선배로 모신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빨주노초파남보'(1980) 등 김수용 감독의 작품에 연출부 막내로 참여했던 이명세 감독은 그를 "영화계 최고의 신사"로 기억했다. 늘 빵모자를 쓴 단정한 옷차림이었고, 스태프에 말을 걸 때도 반말 같은 걸 하지 않고 정중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연출부 막내에게는 그만한 모범이 없었다"며 "선비처럼 반듯하면서도 작품에선 과감하게 실험적 방법을 도입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김수용 감독은 연출부에 시나리오 쓰는 법을 가르치는 등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정 감독을 비롯한 문하생들이 지금도 곳곳에서 한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이유다.

다작으로 유명한 고인이 남긴 작품은 109편에 달한다. 111편을 연출했다는 고영남 감독과 함께 역대 최다 수준이다.

그가 다작을 남긴 비결은 화목한 가정에 있다는 게 장길수 감독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가정이 왕성한 창작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늘 반듯하게 생활해 스캔들이 없었던 것도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장 감독은 "다작의 또 다른 비결은 근면"이라며 고인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남산을 오르는 게 습관화돼 있었다고 회고했다.

연합뉴스

고 김수용 감독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인들은 장례식을 영화인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공동 위원장은 고인의 아들 김석화 서울대 의대 교수와 정지영 감독, 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가 맡았다.

장미희는 이날 빈소에도 다녀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인에 대해 "영화계의 큰 어른이면서 모든 영화인에게 큰 스승"이라며 "제게도 삶의 길을 제시해준 분"이라고 추모했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장례위원회 고문이기도 한 그는 "고인은 한국 영화의 황금기인 1960년대를 이끈 감독 중 한 분"이라며 "문예영화라는 개념을 확산시킨 감독이기도 했다"고 했다.

감독이기도 한 김홍준 영상자료원장도 빈소를 찾아 자신의 영화 '장미빛 인생'(1994)을 고인이 높이 평가해준 걸 회고하며 "어릴 적 김수용 감독님을 보면서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처음 알았다"고 털어놨다.

김수용 감독은 1980년대에는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영화감독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가 교수 시절 제자였던 육정학 영화평론가협회장은 "수업 시간에 촬영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 기억이 난다"고 했다.

빈소에는 영화계와 의료계 등의 화환도 줄을 이었다. 고인의 사진, 영화 포스터, 그가 생전에 했던 인터뷰 등을 편집한 영상도 틀어놨다. 영화인들이 장례식을 위해 준비한 영상이라고 한다.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그의 영화 '여수'(1979)로 데뷔한 배우 강석우가 사회를 맡을 예정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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