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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기적 없었다” 수원 삼성 창단 후 첫 2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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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라운드 강원과 무승부… 수원FC에 다득점 뒤져 최하위

지난 2일 K리그1(1부) 최종 38라운드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 내내 목이 터져라 성원을 보내던 수원 삼성 팬들이 일제히 침묵에 휩싸였다. 눈물이 흐르는 팬들 사이로 펑펑 우는 이도 보였다. 원정 응원석에 모인 강원FC 팬들만 “수원 강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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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 선수들이 2일 최하위 12위로 다음 시즌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후 망연자실한 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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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우승 4회, FA컵 정상 5회에 빛나는 ‘축구 명가’ 수원 삼성이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수원은 홈에서 열린 강원과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되는 12위(승점 33·35득점)로 올 시즌을 마쳤다. 1995년 창단한 수원의 첫 강등. 이날 제주와 1대1로 비긴 수원FC는 수원 삼성과 승점이 같았지만 44골로 다득점에서 앞서 11위에 자리했다. 강원은 수원 삼성에 앞서 승점 34로 10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6일과 9일 각각 1·2차전을 벌이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강원과 김포(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 수원FC와 부산(K리그2 2위)이 각각 맞붙게 됐다.

◇최근 5년 하위권...올해도 반등 실패

수원 삼성은 지난 36~37라운드에서 2연승을 거두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때 스타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레알 수원’으로 불렸던 명문 구단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몰락이다.

수원은 최근 5시즌 8-8-6-10-12위로,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원은 2013년 선수 총연봉 순위에서 리그 1위(90억6742만원)였다. 그러나 이듬해 운영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뒤로는 긴축 재정에 돌입했다. 2016년 총연봉이 76억원대로 떨어진 수원은 이후 70억~80억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엔 88억7583만원으로 K리그1 11구단(상무 제외) 중 여덟째에 그쳤다. 1부 선수 평균 연봉이 2013시즌 1억1846만원에서 지난 시즌 2억435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는데 수원 총연봉은 10년 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K리그 2연속 우승을 달성한 울산 현대는 2013년 63억원에서 지난해 176억원으로 총연봉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성기 시절 국가대표가 즐비했던 수원은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 보니 올 시즌 K리그1 베스트11 후보 44명(포지션별로 4배수 선정)에 12구단 중 유일하게 한 명도 올려놓지 못했다. 2010년부터 수원에서 뛴 염기훈(40) 감독대행은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스쿼드(선수 구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이름 있는 선수들이 함께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포항(총연봉 77억원)과 광주(50억원)는 수원보다 적은 재정 규모로 팀을 꾸려 올 시즌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수 오현규(22)를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보내며 이적료 42억원을 챙겼지만, 새로 영입한 뮬리치(29·세르비아)와 바사니(26·브라질)가 각각 4골과 3골에 그치는 등 효율적인 투자에 실패했다.

지도력 부재도 영향을 미쳤다. 수원에서 선수로 큰 성과를 이뤘던 이에게 팀을 맡기는 ‘리얼 블루(순혈주의)’ 기조 속에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52) 감독은 지난해 4월, 이병근(50) 감독은 지난 4월에 물러나며 2년 연속 시즌 초반 사령탑이 갈렸다. 뒤를 이은 김병수(53) 감독도 부임 4개월 만에 경질되면서 지난 9월 플레잉코치로 수원에서 13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을 맞은 팀 레전드 염기훈이 감독대행으로 급하게 투입됐지만, 강등을 막지 못했다. 그는 어수선한 팀 분위기 탓에 은퇴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광주 3위로 마무리...대구 이근호 은퇴

3일 열린 K리그1 최종 라운드에선 올 시즌 챔피언 울산 현대(승점 76)가 전북 현대(승점 57)와 ‘현대가 더비’에서 전반 31분 설영우(25)의 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울산 공격수 주민규(33)는 17골로 대전 티아고(30)와 동률을 이뤘지만, 규정상 출전 시간이 더 적어 2년 만에 다시 득점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도움왕은 8어시스트를 올린 백성동(포항·32)에게 돌아갔다. 올해 서른 살 넘은 나이에 뒤늦게 첫 K리그1 무대를 밟은 그는 ‘늦깎이 성공 신화’를 일궜다.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4)와 3위 광주FC(승점 59)는 0대0으로 비겼다. 올 시즌 돌풍의 팀 광주는 3위를 지키며 울산·포항과 함께 다음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하게 됐다. 4위 전북은 챔피언스리그2로 향한다. AFC는 2024-2025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를 최상위 리그인 ACLE와 2부 격인 ACL2로 분리했다. 6위 대구(승점 53)는 5위 인천(승점 56)을 2대1로 물리쳤다. 대구 이근호(38)는 이날 은퇴식을 갖고 20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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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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