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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금)

‘서울의 봄’에 “좌편향”…극우 유튜버들 공격에 초등생 단체관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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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름 퍼뜨리며 신고 독려

“관객수 조작” 근거 없는 주장도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6학년 사회과 교육과정과 연계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려다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 등의 공격으로 계획을 취소했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는 오는 13일 6학년 사회과 교육과정 연계활동으로 학교 인근 영화관에서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이 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에서 “6학년 책가방 없는 날에 근현대사 영화 관람을 통해 역사적 사실의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영화 <서울의 봄> 관람을 계획했다”며 “영화 관람으로 인한 교육적 목적 이외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교육과 사후지도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육과정에는 한국 현대 정치사의 주요 사건을 다루는 ‘민주주의와 시민 참여’ 단원이 있다. 6학년 국어 교육과정에는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는 활동이 들어가 있다. 학교는 교육과정에 맞춰 사전활동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 복습’과 ‘영화의 시대적 배경 알기’, 사후활동으로 ‘영화감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나누기’를 진행하기로 한 상태였다.

하지만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나서서 <서울의 봄>이 ‘좌편향 영화’라고 공격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6일 학교명이 그대로 드러난 가정통신문을 커뮤니티에 올리고 “더러운 좌빨 교육을 막기 위해 다 함께 교육부에 신고하자”고 독려했다. 이 게시물에는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 “학교와 교육청에 항의전화를 하겠다” 등의 댓글이 100개 이상 달렸다. 가세연은 <서울의 봄>이 ‘역사왜곡 좌빨 영화’이며 초등학교 단체 관람은 관객 수가 조작됐다는 증거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해당 초등학교는 같은 날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영화 관람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염려스러운 의견 등으로 관람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벌인 군사반란을 다룬 작품으로 개봉 14일 만에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좌편향 영화’라는 항의로 관람 계획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경북 포항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6학년 근현대사 학습의 일환으로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일부 학부모들의 항의로 취소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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