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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민간 우주선, 세계 최초 달 착륙…"전 인류 위한 거대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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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1일(현지시간) 달에 접근하고 있는 민간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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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항공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개발한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 C)가 22일(현지시간) 달 착륙에 성공했다.

미국 우주선이 달에 도달한 것은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52년 만이다. 민간 기업의 탐사선이 달 표면에 무사히 착륙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 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이날 오후 6시23분(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23분) 달 남극 근처 분화구인 ‘말라퍼트A’ 지점에 착륙했다. 지난 15일 지구를 출발한지 7일 17시간 만이다. 총 비행거리는 약 63만㎞다.

스티븐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 방송에서 "우리는 달 표면에 있고, (신호를) 송신 중"이라며 "달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오디세우스는 이날 착륙 예정 시간 이후 한동안 탐사선과의 교신되지 않았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10여분 뒤 "오디세우스 안테나로부터 희미한 신호가 잡혔다"고 전했다. 잠시 뒤 달 표면에 내린 '오디세우스'가 쓰러지지 않고 똑바로 선 채 착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디세우스는 아폴로17호 이후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한 미국 우주선이자, 세계 최초 민간 달 착륙선이 됐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오늘,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에 돌아왔다"며 NASA의 민간 파트너십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준 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 착륙을 "전 인류를 위한 거대 도약"이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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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전송한 달 표면 사진.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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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성공 가른 건 NASA 자동항법장치



이날 오디세우스는 NASA의 자동항법장치(NDL) 덕분에 무사 안착이 가능했던 걸로 밝혀졌다. 육각 원통형에 6개의 다리가 달린 오디세우스에는 달과의 충돌을 막고 연착륙 하기 위해 착륙선과 달 표면 사이 거리를 정밀 탐지해 충격을 피하게 하는 자동항법장치가 탑재돼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달 궤도에 하강하기 전 오디세우스 자체 자동항법장치에 문제가 생겨 직원들이 11시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NASA가 오작동에 대비해 마련해 둔 자동항법장치로 교체해 파행을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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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선의 달 착륙 순간 인튜이티브 머신스 회사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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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파트너십 성공, 美 우주 프로젝트 재가동



오디세우스의 성공은 민관이 협업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민간 업체들이 달 탐사에 앞다퉈 나설 수 있게 된 건 NASA가 진행 중인 ‘상업용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때문이다. 달 탐사를 위해 필요한 여러 물자를 민간 기업들이 달까지 택배 서비스처럼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NASA는 CLPS를 통해 달 탐사 업무 전체를 주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업계가 착륙선의 설계·운영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업계 경제 규모를 키워 중장기적으로 우주 탐사에 드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NASA와 CLPS 계약을 맺은 기업 중 애스트로보틱이 지난달 처음으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우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이번에 달 착륙에 성공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NASA 출신들이 세운 민간 우주기업이다. 이 회사의 알테무스 CEO는 1989년 NASA에 들어가 우주왕복선 운영·발사를 담당한 엔지니어로 20여년간 경력을 쌓았다. 창업자를 비롯해 직원들도 대부분 NASA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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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단지에서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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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는 이 회사에 유인 달 탐사에 사용할 장비 배송 업무를 맡기고자 총 1억1800만달러(약1500억원)를 지불했다. NASA는 이날 오디세우스가 달 착륙에 성공한 사실을 확인하며 공식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상자 모양의 이모티콘을 붙여 "당신의 주문이 배송됐습니다, 달에!"라고 썼다.

오디세우스는 7일간 착륙 지점인 달 남극 인근을 누비며 달의 지형과 자원, 잠재적 위험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달은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는데, 밤이 되는 31일부터는 착륙선의 태양열 집열판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그 전에 임무를 마쳐야 한다.



어려웠던 달 착륙, 오디세우스로 한 발



달 착륙은 정부 주도로도 미국·소련·중국·인도 등 4개국만 성공했을 만큼 어려운 과제다. 앞서 발사된 민간 기업의 달 착륙은 모두 실패했었다. 미국의 애스트로보틱(2024)은 연료 누출 결함으로, 이스라엘(2019)과 일본(2022)은 과속 하강으로 달 표면과 충돌하면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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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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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는 달 남극 지역에 착륙한 두번째 우주선이기도 하다. 지난해 인도 찬드라얀 3호가 최초다. 달 남극과 북극은 다량의 물과 얼음층이 존재할 것이라 예상되는 달 기지 건설 후보 지역이다.

이번에 오디세우스가 착륙한 ‘말라퍼트 A’ 지점은 달 남극 인근으로, 분화구 안에 얼음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오랜 기간 과학자들의 관심을 끈 곳이다.

이번 성공으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진행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NASA는 내년 9월 아르테미스 2호에 우주인 4명을 태워 달 궤도를 비행하게 하고, 2026년 9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이들을 달 남극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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