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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한국은 가상적국"... 일본 외국인 연예인, 혐한 발언 앞장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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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출신 피피 등 일 SNS서 과격 발언
"한국이 일본 영토 불법 점거" 주장도
일 우익 지지 바탕 '외국인 배척' 부추겨
한국일보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집트 국적 연예인 '피피'. 자신도 외국인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배외주의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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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상파TV에 종종 출연하는 한 이집트 출신 연예인이 “한국은 가상 적국”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매일 혐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는 이처럼 자신도 외국인이면서 외국 배척성 발언을 계속하는 연예인이 상당수 존재한다. 일본 사회 우경화로 인해 TV에 출연해 '배외주의(외국 배척)' 발언을 하는 연예인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과 통화스와프 중단" 경제보복 촉구


‘피피(FIFI)’라는 예명을 쓰는 이 연예인은 지난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의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한국은 일본의 가상 적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피피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2세 때부터 일본에서 살아온 이집트 국적 외국인이다.

그는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식 표현)' 사안에 대해서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언제 한국을 제재할 것인가. 통화스와프 등 적어도 한국에 대한 경제 지원은 중단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25일에도 “징용공으로 일본 기업에 첫 피해! 아베 정권에선 일본에 실제 피해가 나오면 보복 조치를 한다고 했지 않나?”라고 썼다.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히타치조선이 한국 법원에 맡겼던 공탁금을 찾아간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다.

피피는 이에 앞서 와카바야시 요헤이 자민당 참의원 의원이 쿠르드인에 대해 “일본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는 외국인은 모국으로 돌아가라”고 한 데 대해 교도통신이 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법을 지키면서 살라는 것도 혐오 발언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일본 사이타마현 남부에는 외국인 노동자로 온 쿠르드인이 다수 거주하는데, 우익 세력은 이들이 범죄를 일으킨다며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자민당 의원이 이런 분위기에 편승했는데 피피는 자신도 일본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이면서 배외주의에 동참한 것이다.
한국일보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집트 국적 연예인 '피피'가 한국을 '가상 적국'이라고 표현한 글.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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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외주의 동조 외국인 연예인 많아


우익 세력에 동조해 배외주의 발언을 하는 외국인 연예인은 피피만이 아니다. 미국 변호사 출신 연예인인 켄트 길버트, 우크라이나 출신 안드리 나자렌코 등은 대표적인 우익 외국인 연예인으로 꼽힌다. 일본인이 직접 외국인을 공격하면 ‘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지만 외국인이 외국인을 비난하면 오히려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진보적 인터넷 매체인 '리테라' 등은 2018년 ‘켄트 길버트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들의 혐한 콘텐츠가 인기 있었던 이유에 대해 “넷우익(인터넷 우익) 독자들은 일본을 칭찬해 주며 한국과 중국을 욕해주는 ‘백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우익 세력의 ‘정신적 기둥’이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과 지난해 한일관계 개선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 한국을 비난하는 TV 프로그램이 줄어 출연 기회가 적어지자 주무대를 유튜브로 옮긴 것도 이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발언 수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과격한 발언으로 논란이 돼 온라인 매체 등에 보도되면 유튜브 조회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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