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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현장 미복귀시 고발”…‘의료공백’ 분수령된 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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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9일 ‘마지노선’ 언급하며 사직 중단 요구

미복귀 전공의에 3개월 면허정지, 수사고발 예고

의료계 내부, 대표성 두고 신경전…분열 조짐도

전공의 단체, 의협과 물밑 대화하며 잠행 움직임

대정부투쟁 이끈 의대 교수 “의료계 내부 뭉쳐야”

헤럴드경제

전공의 집단 이탈 일주일째인 26일 광주 조선대병원 전공의 탈의실에 가운이 걸려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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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오는 2월 29일이 ‘의료공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전공의·전임의 등의 신규·연장계약이 몰려있는 29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법적 제재를 예고했다. 의료계는 대표성을 두고 분열 조짐을 보이며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27일 의료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29일까지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차관이 29일을 언급한 이유는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전공의와 전임의의 계약이 2월 말~3월 초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강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복귀 시 문제 삼지 않겠다’며 회유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전임의·인턴 등의 이탈이 확대될 경우 최악의 경우 ‘현장 근무 의사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2월 말이 지났는데도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전임의·인턴 등도 신규·연장 계약을 하지 않게 되면 최악의 경우 근무 중인 의사 비율이 10%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정부는 29일 이후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 예외 없이 최소 3개월 면허 정지라는 행정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이들의 의사면허가 바로 정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형사 처벌 절차도 밟는다는 방침이다. 미복귀 전공의들이 ‘업무 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수사 기관에 고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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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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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입장은 고수하면서도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박 차관은 “증원 규모를 뺀 정책 내용은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 보완 가능하다”며 “의료계 전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구성원을 제안해 달라”고 했다.

의료계 내부는 ‘대표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갈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등이 포함된 교수협의회가 성명서를 냈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서울대, 성균관대 의대 일부 교수들이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며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에 대해 “소속 교수들도 동의하지 않은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이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들이 의사정원 확대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모두 양보해야 한다”며 “이번 충돌은 더 양보하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해당 설문은 잘못 알려진 부분이 상당하다”라며 “대표성이 없고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항 이외에도 4개 문항이 더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의료원 교수 전체가 전공의들의 의사와 다르게 정부 방침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도됐다”고 반박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전공의단체는 의협과 물밑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독자행보다. 전공의 단체는 의협과 별도의 비대위를 꾸리고 의협이 주도하는 집회 등에서 참석하지 않으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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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이탈 일주일째인 26일 광주 전남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119 구급대가 위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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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내부에서는 ‘조용한 사직’을 이어가며 버티자는 분위기다. 대학병원 소속 한 전공의는 “정부가 어떤 회유책을 내놓아도 정책을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미 수사에 나섰다. 이 시국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고 말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전공의 수사에 대해 “고발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의협 핵심 관계자들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대정부 투쟁을 주도한 의료계 인사는 ‘의료계 내부가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의협이 법적 대표단체고 비대위가 전권을 위임받기도 했지만, 지역별·진료과별·직능별 각기 다른 의사들의 의견을 전부 반영하기 어렵다”며 “전공의들은 현재 의협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2000년 의약분업에 반발하는 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총괄간사를 맡았고 이후 사회참여이사와 의협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권 교수는 “의료계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해내는 게 지금 중요한 과제”라고 부연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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