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이슈 미술의 세계

비단에 그린 대형 ‘고려 최고 수월관음도’ 발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회화로 평가받고 있는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원류가 밝혀지게 됐다. 현존하는 고려 불화는 대부분 13~14세기 제작된 걸개그림으로 학계는 이 그림이 어디에서 유래 돼 온 것인가를 둘러싸고 이론이 분분했다. 막연히 돈황에서 전래 됐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었으며 송, 원대 전래설도 있다.

이번에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원장 정세운, 이하 감정원)이 발굴, 공개한 수월관음도는 비단에 채색을 써 그린 가로 2.84 m 세로 1.36 m의 대형 그림이며 왼편 상단에 금니자로 화기를 적어 놓았다. 이 불화는 개인으로부터 소장 유물을 의뢰받아 그동안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최근 공개한 것이다.

금니자로 화기 내용은 고려 태조왕건의 부친인 위무대왕을 배향한 절에서 수월관음도를 같이 봉안했으며 참여한 화주와 화사, 승려들의 이름을 금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불화를 고증한 한국역사유적연구원 이재준 고문(전충청북도 문화재 위원)은 화풍과 화기. 채색과 비단을 종합 연구, 이미 지난 2023. 3월 한국역사유적연구원 봄철 논문집에 발표했다.

이 고문은 논문에서 “고려 초 10~11세기 서하국(西夏國)과 교류를 통한 화사들의 내조와 더불어 왕건태조의 부친을 모신 사찰인 북한 황해도 장단군 오관산(五冠山) 서운사(瑞雲寺) 영산전에 모셔졌던 불화“라고 밝혔다.

특히 이 고문은 ”불화의 중심상인 수월관음은 중국 안서현(安西县) 현성 서남 약 70㎞ 지점의 유림하(榆林河) 양쪽 강변 절벽에 위치하고 있는 유림굴에 있는 11세기 서하 도상과 똑 같다“고 말하며 ”보관과 상호 영락과 경식, 천의 등이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몽고 흑수성에서 출토된 서하시기 비단불화(러시아 박물관 소장) 관음보살 좌상과 많이 닮았다고 부연했다.

이 수월관음도의 보관은 크고 화려하며 관의 정면에는 화불을 배치, 관음보살임을 알려주고 있다. 당초문과 여의문으로 된 보관은 10세기 금대의 보관을 방불한다. 보주로 장식한 화려한 수하 관식이 어깨까지 닿고 있다. 상호는 이마가 넓고 아래턱이 중후한 원만상이며 큰 비량과 반가한 눈은 자비가 넘친다.

보살의 목에 건 경식은 화려하고 영락(瓔珞)은 가슴에서 발아래 까지 내려져 있다. 흉전의 중앙에는 청, 황 남색의 구형 보석으로 이루어진 여의륜(如意輪) 장식을 배치했으며 장엄미를 나타냈다. 왼쪽 가슴이 유난히 볼륨이 있는데 이 같은 표현방식은 장대천 화백의 임모화에도 똑 같다. 장화백도 돈황석굴을 답사하여 같은 모양을 그린 것이다.

동아일보

이 불화는 오른 쪽 상단에 세 명의 보살이 구름을 타고 오는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보살들은 모두 화관을 쓰고 있으며 머리에는 노랑색의 빛나는 두광을 나타냈다. 이 고문은 논문에서 ‘이 세 여인들은 비천(飛天)으로도 생각 되며 모두 고려 여인들의 얼굴을 실제 여인들을 모델로 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불화의 재료인 비단은 고려제 임을 밝히고 있다. 송나라 비단을 확대경으로 보면 씨줄은 두 가닥이다. 이번에 조사한 불화의 견은 씨줄이 3가닥으로 교차하여 짰다. 고려 비단 가운데 가장 질 좋은 것을 사용한 것이다. 그는 ‘1천년 가까이 되었어도 그림의 손상 되지 않은 것은 가장 좋은 비단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고문은 논문에서 ‘얼굴에서 고려불화특유의 배채법이 보이며 석채가 뒷면에 많이 칠해진 것을 확인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불화배면 끝에 묵기로 써 있는 ‘洛陽 重三川 全家供繪’라는 글과 ‘鳳丘之求繪’는 낙양에서 살던 서하인들이 고려초 도래 불화제작에 참여 한 것으로 보여 향후 연구과제가 된다‘고 해석했다.

감정원 측은 오는 4월 29일부터 5월6일 까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내 세운미술관에서 ‘고려 최고의 수월관음도’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수월관음도’' 이외에 보물급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