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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싸움소에 받혀 중태인데'…청도군-청도공영사업공사 책임은 '핑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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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처리도 안 돼 병원비 가족이 부담
청도군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에 위탁"


더팩트

경북 청도군 소싸움경기장에서 싸움소가 경기장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청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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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경북 청도군 소싸움경기장에서 소싸움을 준비하던 소 주인 A(70대·여) 씨가 소에게 들이받혀 경북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단순 경상으로 발표됐지만 A 씨는 현재 의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소싸움경기장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청도공영사업공사와 청도군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12시 27분 청도 소싸움경기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던 소 주인들의 싸움소 경기장 적응 훈련을 위한 '적응개방훈련' 중 일어났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A 씨의 소 '황두'가 뒷걸음치는 A 씨의 복부와 허벅지 등을 머리로 여러 차례 들이받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소에게 공격을 당한 A 씨는 의식을 잃고 힘없이 꼬꾸라졌다. 현장에는 또다른 소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있었지만, 황두의 난폭함에 구조를 하려다 멈칫하는 모습이 영상에서 포착됐다.

사후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때부터다. 당시 경북소방본부 119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해 A 씨를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 조치했다. 이날 소방 활동 상황 일지에는 '8일 오후 12시 27분. 청도군 화양읍에서 소싸움 준비 중 소 뒷발에 차임', '부주의 추정으로 70대 좌하지 3cm 열상으로 경상. 병원으로 이송'으로 적혀있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은 A 씨를 이송 조치를 하고 청도군에도 보고했지만 여기까지였다. 공사 측은 A 씨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지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사 측은 경기장 휴무일(월, 화, 수)에는 경기장 내부는 개방, 당직자도 없이 소 주인으로부터 '안전 서약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청도군 역시 공사 측에 위탁했고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A 씨가 고객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까지 적용받지 못해 병원비는 고스란히 가족들이 책임지고 있다.

해당 경기장은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운영 관리·감독하는 곳으로, 시설 안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에 대비해 안전조치를 취하고 관리·감독을 해야하지만 사고 당시 당직자는 모두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경기장 내부의 상황은 방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A 씨가 지역에서 3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이날 사고는 '예견된 상황'이란 지적이 있으며, 관리감독 기관에서 사고의 외부 노출이 안 되도록 입단속을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A 씨의 경우 늑골이 장기를 찔러 다발성 출혈로 의식이 없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은 "사고 즉시 군청에 보고를 했고 그날은 경기장이 휴무인데 경기를 하기 위해 사업주들이 부탁을 해서 개방한 상황이어서 이 건의 경우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사망사고까지 예측이 가능한 상황인데 책임회피용 서약서 한 장으로 면피하려는 공사나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청도군청의 대처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공용물 내부의 안전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안전관리 감독 위반으로 경찰 조사부터 받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군에서 청도공영사업공사에 위탁을 해 예산지원이나 포괄적 업무만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만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며 "공사 측이 A 씨에 대한 지원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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