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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與 소장파 반성문…“공정-상식 무너질때 침묵했고 비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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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인 ‘’첫목회‘’ 이재영 간사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연구원에서 총선 패배 원인과 당 수습 방안 등에 대한 끝장 밤샘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5.15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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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040세대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1박 2일 밤샘 토론 끝에 “국민이 바랐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부응하지 못했고 당은 무력했다. 우리는 침묵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웠던 시대정신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다. 이들은 총선 참패 요인으로 “이태원 참사에서 비친 공감 부재의 정치, ‘연판장 사태’에서 보인 분열의 정치, 강서 보궐선거의 아집, ‘입틀막’의 불통 정치,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임명에서 나타난 회피 정치” 5가지를 꼽았다.

당 안팎에서 참패 요인으로 꼽힌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 등은 5가지 요인에서 빠졌다. 첫목회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에 여권에선 “회초리가 김 여사 앞에서 멈춰 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 첫목회 “치열한 보수 노선 투쟁하겠다”

첫목회는 총선 참패 뒤 수도권 낙선자를 중심으로 발족한 모임이다. 당선인 중에는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과 김소희·박준태 당선인(비례대표)이 참여하고 있다.

첫목회는 14일 오후 8시부터 약 14시간 밤샘 토론 뒤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과 상식의 복원’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체 회원 23명 중 14명이 밤샘 토론에 참여했다. 간사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조직위원장은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으나 그것이 지난 2년 동안 무너졌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정도로 거리감이 생겼다”고 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한 참석자가 토론 중 “이게 다 공정과 상식의 가치가 깨져서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하자 적막이 흘렀다고 한다. 이후 윤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을 돌려 읽었고, 지난 2년간 공정과 상식이 어긋난 문제들을 추렸다고 한다.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대통령 취임 연설문의) 그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면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첫목회는 입장문에서 “오늘을 우리가 알고 있던 공정이 돌아오고,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락 연설 당시 발언이다.

첫목회는 “우리의 비겁함을 통렬히 반성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보수정치의 재건을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보수가 나아가야 될 방향성에 대해 치열한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첫목회는 현행 당원 100% 룰을 당원 50%, 민심 50%로 바꾸고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 당내 “당선인들 용산 눈치 보기 심각”

첫목회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사과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여 개 의제가 다뤄진 토론에서 김 여사 문제를 입장문에 넣을지를 두고 막판까지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김 여사 문제를 언급하는 순간 다른 이슈 제기가 다 묻힐 수 있다는 정무적 우려도 나왔다”고 했다.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교체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는 정부 여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박 위원장은 “공수처 수사를 믿지 못한다고 특검을 하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이고 사실상 수사를 지연시키는 일을 초래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무딘 회초리가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에 소장파를 자처하는 첫목회마저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한 원외 관계자는 “침묵하는 당선인들이 더 큰 문제”라며 “당선인들의 몸 사리기, 용산 대통령실 눈치 보기가 심각하다. 4년 동안 신분을 보장 받고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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