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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VIP 격노설’ 증인 추가…작년 8월1일 해병대 회의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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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이날 ‘대통령실 정치적 책임’ 문건 보고

경향신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오른쪽)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각각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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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 발언을 들었다는 해병대 간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해 8월1일 김 사령관 주재 해병대 내부 회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회의에서 VIP 격노에 관한 김 사령관의 발언을 들었다는 추가 증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대령은 이 회의에 ‘대통령실의 정치적 책임’을 거론한 문건을 들고가 보고했다고 공수처에 진술했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회의는 전날 있었던 채 상병 수사 결과 발표 보류와 향후 처리 방향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박 대령이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 격노설을 직접 들었다고 한 다음 날이다. 해병대 간부 A씨는 최근 공수처 조사에서 VIP 격노 발언을 이 회의에서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사령관이 모두 발언 형식으로 VIP 격노 내용을 개괄적으로 거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간 김 사령관의 VIP 격노 발언을 전해들었다고 밝힌 사람은 박 대령과 박 대령으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해병대 수사단원뿐이었는데 증인이 추가로 나온 것이다.

박 대령은 문제의 회의에 ‘채모 상병 익사사건의 관계자 변경시 예상되는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한장짜리 문건을 들고갔다고 한다.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결과 발표 보류 사유에 ‘윤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취지로 작성된 문서였다.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이 작성에 관여했다.

해병대 수사단은 문건에서 상급제대 의견에 따라 관계자(혐의자)를 변경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혐의자를 변경한 사실이 언론 등에 노출될 경우 ‘BH(대통령실) 및 국방부는 정치적·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함’이라는 내용도 적었다. 아울러 ‘사단장을 관계자에서 제외했을 시 유가족을 납득시킬 수 있는 사유가 없’다고도 했다.(▶관련기사 : [단독]해병대 중수대장 등 “박정훈 대령 통해 ‘윤 대통령 발언’ 들었다” 진술)

앞서 A씨도 지난해 8월 박 대령 항명 사건 관련 국방부 검찰단(군검찰) 조사에서 이 회의를 언급한 바 있다. 군검찰 기록을 보면 그는 김 사령관이 당시 “8월9일 즈음 조사기록을 민간경찰에 이첩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김 사령관이) ‘8월9일에 장관님께서 보고하실 것이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때 이첩해’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8월9일은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날이었다. 박 대령 측은 당시 채 상병 사건 경찰 이첩 시기가 8월9일로 밀린 것은 이 때문이라고 추론한다.

8월1일 국방부·대통령실과 수차 통화한 김계환…3차 소환 가능성


경향신문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21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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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령관이 해당 회의 전후로 주요 인사들과 수차례 주고 받은 통화 내역도 주목된다. 박 대령 쪽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당일 오후 3시29분 박진희 국방부 군사보좌관에게 ‘조사본부 재검토를 건의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군사보좌관은 20분쯤 지난 3시53분 “(장관이) 조사본부로 이첩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답장했다. 김 사령관은 오후 3시37분쯤에는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4분45초 간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 두 사람이 이 통화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 사령관은 해당 회의 무렵 비화폰(안보폰)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업무에서 배제됐던 임 전 사단장이 업무에 복귀한 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비화폰으로 오전 7시40분, 오전 9시9분에 각각 2분33초, 1분25초가량 통화했다. 발신자는 모두 임 전 사단장이었다. 박 대령 측은 두 사람이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와 관련해 민감한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겠느냐고 의심한다. (▶관련기사 : [단독]해병대 사령관·사단장, ‘채 상병 사건’ 이첩날 밤에도 비화폰 통화)

김 사령관이 VIP 격노설을 언급한 사실을 계속 부인하고 있어 공수처가 그를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수처는 지난 2차 조사에서 김 사령관에게 박 대령 등 해병대 부하들과의 대면조사 의사를 물었지만 김 사령관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이 VIP 발언을 언급했다는 회의에 박 대령과 A씨 외에 다른 참석자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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