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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사설] 연금개혁 ‘내는 돈’ 먼저 결정하고 구조개혁도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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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금개혁에 대해 소득대체율 44%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데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내는 돈과 받는 돈 수치에 어렵게 합의한 만큼 우선 처리하고, 바로 구조개혁도 이어가자는 것이다. 17년 만에 찾아온 놓치기 힘든 기회를 살리자는 것인데, 여당도 대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연금 개혁안의 소득대체율을 두고 국민의힘 43%, 민주당 45%를 고수해 왔지만, 이 대표가 절충안으로 제시된 44%를 받아들이겠다고 해 개혁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구조개혁 없이 수치만 합의할 수는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대통령실도 “21대 국회에선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청년세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22대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연금개혁 논의는 순탄치 않았다. 말도 꺼내기 어려웠던 보험료율 인상을 현재 9%에서 13%로 올리는 데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큰 성과다. 2024년 현재 연금 고갈이 609조원에 이른다. 5년 늦춰지면 260조원이 더 늘어난다. 지금 상태로 가면 연금 고갈 시점이 더 당겨질 수 있다. 기금 고갈 뒤엔 내는 보험료로 보험금을 충당하게 된다. 문제는 보험료율을 국회안대로 올려도 기금 고갈을 고작 9년 늦출 수 있을 뿐이라는 점이다. 2093년까지 1경7918조원의 연금 기금 누적 적자가 쌓인다. 미래세대는 보험료율이 35%까지 올라가고 받는 돈은 줄게 된다. 이런 국민연금에 누가 가입하려 하겠는가. 세대간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구조개혁 없이 숫자만 조정해선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고갈시점을 늦추되 미래세대도 제 몫을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게 급한데 숫자놀음만 하다 문을 닫게 된 건 아쉽다. 그렇더라도 먼저 수치를 정하고 구조개혁 논의를 곧 시작한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신연금 개혁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 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해 같은 연생별로 낸 돈의 계좌를 별도 관리, 낸 돈 만큼 받게 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와 여론 수렴을 거쳐 우리에게 맞는 모델을 속히 찾아야 한다.

이 대표도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 논의를 하자고 한 상태다. 22대 국회에선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개혁 논의가 미지근해질 수 있다. 여당으로서는 야당에 밀려 합의하는 게 손해 보는 것 같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고려해 통 큰 자세를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민생을 우선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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