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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8 (목)

[Editor’s Note] 자본유출 우려도 커진다…요지부동 ‘50% 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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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납세자 입장에서 한국 상속세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수준입니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5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습니다. 최대주주 할증과세 적용 땐 60%, 단연 세계 1위입니다.

일본은 상속인 각자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고인이 남긴 상속재산 총액에 대해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한국의 ‘유산세’ 방식보다 대체로 세 부담이 덜합니다. 미국도 ‘유산세’ 방식입니다. 다만, 공제한도가 약 168억원에 달해 웬만한 사람은 상속세 낼 일이 없습니다. 한국은 일괄공제 한도가 5억원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납부 대상이 되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상속세 개편에 시동을 건 배경입니다.

OECD 38개국 최고 상속세율 평균은 15%입니다.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 15개국을 제외한 평균은 26%입니다. 한국 상속세가 ‘징벌적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세율과 부과 기준, 공제 한도 등은 20여 년째 그대로입니다. 그 사이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지만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속세 폭탄’은 수퍼리치의 전유물이 아닌 중산층의 고민이 됐습니다. 상속세 과세자는 1661명(2002년)에서 1만5760명(2022년)으로 20년 새 900% 급증했습니다. 부작용도 속출합니다. 싱가포르처럼 상속세가 없는 곳으로 이주하거나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본 유출, 일자리 감소 우려가 있습니다.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상속세율과 공제한도, 부과 방식을 시대에 맞게 바꾸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박현영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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