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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8 (목)

국민놀이터가 된 왕건 군단의 교두보, 천안 태조산[함영훈의 멋·맛·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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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남북국 시대(신라-발해)의 발해 유민을 포함해 후고구려 세력과 신라 출신 투항자들을 이끌고 삼한 통합을 노리던 왕건은 견훤이 이끄는 후백제 세력에게 번번이 덜미를 잡혀 대망을 달성하는 시기를 자꾸 늦출 수 밖에 없었다.

북부는 이미 장악했고, 영남의 상당 지역은 힘 빠진 신라쪽 투항자가 많았기에, 격전은 무안·나주 등 남서지역 육지와 해상, 영남의 중심부로 향하는 관문인 달성·달구벌, 그리고 충남지역이었다. 가장 치열했던 나주-무안 일대 8차례 공방전에서는 양측 모두 큰 손실을 입는다, 왕건은 달구벌·팔공산 대회전에서는 견훤에 대패를 당한다.

그러다, 고려 출범 6년전인 930년, 충남 일부지역을 얻은 왕건은 천안(왕건이 부여한 지명) 태조산(421m, 고려 출범 후 붙여진 이름)에 올라 후백제 신검 장군 부대를 따돌릴만한 교두보와 계책을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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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기슭, 나무들을 해치지 않은 채 곡선으로 놓여진 짚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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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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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천안 일대에서 승기를 잡은 왕건 군단은 전열을 재정비한 뒤, 거침없이 남하해 삼한 통합을 이루게 된다. 그래서 왕건은 천안을 잊지 못한다.

고려 태조 왕건은 ‘하늘이 내린 편안한 곳’이라는 뜻으로 이 고을에 ‘천안’이라는 이름을 하사한다. 비슷한 예로, 왕건의 7대손 인종은 임금이 될 재목 셋(의종,명종,신종)을 낳은 황후를 칭송하며 그녀의 고향이 ‘길게 흥하라’는 뜻에서 ‘장흥’이라 이름 붙여주기도 했다. 왕이 지명, 조직 등의 이름을 내리는 것은 유럽에도 많은데, 스페인 왕가는 특별한 것에 ‘레알’이라는 접두어를 하사했다.

태조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 좋다. 이곳엔 충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숲과 레포츠를 결합한 산림레포츠단지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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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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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짚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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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적인 산림 공간으로, 기존 태조산 야영장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산림레포츠단지는 짚 코스터, 공중네트, 청소년용 숲 모험 시설, 어린이 숲 모험 시설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짚 코스터는 한마디로 롤러코스터 같은 짚라인이다. 다른 짚라인은 직선으로 매달려가지만, 짚 코스터는 S라인, 대회전 라인, 스크류 라인 등 역동적인 곡선 프레임을 따라 가기 때문에 원심력에 의해 짜릿함을 더한다.

짚 코스터는 510m로 초등학교 6학년 이상 65세 이하, 신장 150㎝이상 190㎝이하, 체중 50㎏이상 90㎏이하일 경우 이용 가능하다. 이용료가 착해서 기쁨이 더 크다.

공중네트는 50분 동안 이용 가능한 350㎡의 대형 네트로, 안전성을 보장된 유격훈련 놀이터라고 보면된다. 신장 120㎝이상, 체중 90㎏ 이하인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인까지 이용가능하다. 이것 역시 합리적인 이용료를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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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짚코스터 옆에는 여름꽃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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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숲 모험시설은 초등학교 6학년 이상 65세 이하가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로 총 22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신장 150㎝이상, 체중 45㎏ 이상 100㎏ 이하의 경우 체험이 가능하다.

어린이 숲 모험시설은 만 5세 이상 초등학교 5학년 이하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로 총 10코스이며 미취학 아동의 경우 보호자를 동반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무료이다.

시설이용은 당일 현장예약과 이용 전날 숲나들e를 통한 온라인 예약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천안 시민의 경우 이용료의 30%가 할인된다.

왕건이 삼한 통일의 승기를 잡은 태조산이 지금은 국민 놀이터가 되었지만, ‘통일’이 이 산의 핵심 키워드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세워진 태조산 각원사는 절집의 규모도 크지만 국내최대 크기의 좌불상이 유명하다. 바로 ‘남북통일기원 청동대불’이다.

좌대의 지름이 10m, 좌대와 불상 전체높이가 15m. 만들어진 지는 47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외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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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각원사는 왕건 처럼 21세기 통일을 염원하며 만들어졌다. ‘남북통일기원 청동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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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층 누각의 태조산루 중심에 걸려있는 ‘태양의 성종’ 또한 유명하다. 무게만 해도 20t에 달한다. 연 면적 1085㎡(329평)의 거대누각이 세워진 이유이다. 그 무게 만큼,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맑고 웅장한 범종소리는 삶에 지친 도시민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종이 있는 누각 아래를 지나면 대웅보전에 이르게 된다. 34개의 주춧돌과 100여개 목재 조각들의 아귀를 맞춰 전각을 세운 대웅보전은 전면 7간, 측면 4간의 규모로 국내 목조 건축물로는 가장 큰 법당이다.

사원의 역사가 짧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통일’이라는 대의를 상징하려면 이 정도는 우람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짜릿하게 놀기도 하고, 통일 염원도 새롭게 다지는 여행지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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