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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5 (목)

"알아도 모르는 척 떠봐라" 리더에게 '속임수'가 필요한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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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⑮] '속임수 정치술'을 권하다 (글 : 양선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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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사(詭使), 협지(挾知), 도언(倒言).

한비자는 군주, 즉 최고 리더의 일곱 가지 정치술(칠술)에 관한 얘기를 했습니다. 앞에서는 꼼꼼히 대조하고, 반드시 상과 벌을 주고, 잘 들어야 하는 기술처럼 교과서 같은 덕목들을 살폈습니다. 여기에 궤사, 협지, 도언도 정치기술에 포함됩니다. 정확한 뜻을 모르더라도 단어에서 왠지 음험함이 느껴질 겁니다. 사실 이런 대목만 찾아 읽다 보면, 왜 '한비자' 하면 권모술수의 대가라느니 냉혹한 법가라느니 하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먼저 이 말의 뜻부터. '궤사'는 사람을 짐짓 떠보고, 엉뚱한 얘기를 하라는 뜻입니다. '협지'는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질문하는 것이고, '도언'은 일삼아 말을 거꾸로 해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사람을 떠보고, 이리저리 시험해 보라는 말이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라'는 우리의 윤리의식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데 중국의 고전 병서들은 이 같은 '인간의 수단화'를 지혜로운 용인술로 권합니다. 그런 대목은 워낙 많지만, 그 한 예로 태공망(강태공이라고도 불리는 여상)이 권한 '군주의 사람 쓰는 법'에 대해 살짝 살펴볼까요.
#1
사람을 임용했더라도 살피지 않으면 사람을 알 수 없다. 군주는 발탁하여 쓰는 사람들의 육수(六守)를 살펴야 한다. 육수는 인(仁)·의(義)·충(忠)·신(信)·용(勇)·모(謨)이다.
이를 살피려면 부유하게 해 준 뒤 법을 범하지 않는지 살피고, 존귀하게 해준 뒤 교만하지 않은지 살피고, 권력을 준 뒤 전횡하지 않는지 살피고, 중요한 사명을 맡기고 위아래를 속이지 않는지 살피고, 위기 상황에 처하게 한 뒤 두려워하지 않는지 살피고, 여러 일을 처리하게 한 뒤 계책이 궁핍하지 않은지 살핀다.
- [21세기 군주론: 국민주권시대의 제왕학] 발췌


이처럼 태공망은 아예 대놓고 사람을 시험하는 일을 중단하지 말라고 이릅니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죠. 겉모습은 어질지만 실제론 불초한 사람이 있고, 겉으론 온화하고 선량해 보이지만 속내는 도적인 자가 있고, 겉으론 청렴 근신하지만 실은 진정성이 없는 자가 있고, 겉으론 용맹해 보이지만 실은 겁이 많은 자도 있습니다. 겉으론 과감하지만 실은 일을 처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 일을 망치는 자들도 있지요. 또 겉으론 엄혹해 보이지만 실은 차분하고 성실한 사람도 있고, 겉으론 몸이 약하고 용모는 볼품없어도 일 앞에선 용맹전진하여 못 이루는 일이 없는,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겉모습과 자질이 다르다는 게, 실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이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본질'로 인해 군주에겐 '속임수의 정치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궤사·협지·도언과 같은 속임술은 특히 음험하고 사악한 뒷거래를 밝히거나 예방하는 데 진가를 발휘한다는 게 한비자의 주장입니다. 이런 사례들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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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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