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5 (목)

“금수저 거부한다”…370억 기부한 상속女, 대체 누구길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독일의 화학회사 바스프(BASF)를 창업한 프리드리히 엥겔호른 가문의 상속녀 마를린 엥겔호른(32)이 올 1월15일 세계경제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 앞에서 부자에게 증세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할머니에게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오스트리아의 한 30대 여성이 상속 유산 대부분을 시민단체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여성은 독일의 세계적 화학회사인 바스프(BASF) 창업자 프리드리히 엥겔호른의 후손으로, 유산을 상속 받은 370억원의 대부분을 공익단체에 기부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92년생인 마를린 엥겔호른(32)은 자신이 상속 받은 2500만 유로(약 370억원)를 77개 시민단체에 기부했다.

엥겔호른은 2022년 9월 할머니인 트라우들 엥겔호른의 사망으로 유산을 상속했다. 그는 할머니의 사망 전부터 유산 상속에 대해 '출생 복권'이라고 비판하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와 주목을 받았다.

엥겔호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복권 같은 출생을 타고났다는 이유 만으로 주어졌던 상속재산 대부분을 민주적 가치에 따라 재분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꿈은 우리 같은 '슈퍼리치'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엥겔호른은 평소 부의 재분배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런 문제의식에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옹호하는 연합체 ‘택스미나우’(Tax me now)를 공동 창립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폐지된 오스트리아의 상속세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엥겔호른은 지난 1월부터 자산 분배를 본격 추진했다.

당시 그는 “정치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재산을 재분배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일을 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데, 나는 아무 노력도 없이 거액을 물려받았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것은 정치의 실패”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서 '왜 정원에 있는 집을 고르지 않았을까' 정도로만 생각했다"며 "특권을 가지고 태어나면 세상에 대한 시야가 매우 좁다. 대학에 온 후 다양한 주제를 만나며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고, 부의 재분배와 구조적 경제 불평등을 해결하는 조세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엥겔호른은 자신의 자산 분배를 위한 위원회를 설립해 17~85세의 위원 50명을 무작위로 선정했고,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다. 자산 분배를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그는 “헌법과 생명의 가치, 인도적 가치에 반하거나 영리 목적을 가진 곳은 제외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렇게 모인 위원들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총 6번의 회의를 거쳐 엥겔호른의 자산을 받을 단체를 추렸다.

선정된 기관은 총 77개로, 환경·인권·복지·교육·빈곤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다. 이 단체들은 최소 4만 유로에서 최대 160만 유로의 기부금을 받게 된다. 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단체 목록을 보면 최고 금액인 160만 유로는 오스트리아 자연보호연맹에 돌아갔다.

최연소 위원으로 자산 분배 과정에 참여한 17세 학생은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yeonjoo7@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