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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1 (일)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노동자 ‘첫 취업’…물류창고 상자 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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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트’가 미국의 한 속옷업체 물류 창고에 정식 일꾼으로 투입됐다. 어질리티 로보틱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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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인간의 체형을 본뜬 휴머노이드 로봇 노동자 시대가 시작됐다.



미국의 로봇 개발 업체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이족보행 로봇 디지트가 최근 속옷 제조 기업 스팽스(Spanx)의 코네티컷 공장에 배치됐다고 6월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디지트에 주어진 업무는 물류 창고에서 의류 상자를 운반하는 일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에 정식으로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산업 현장에 투입된 로봇은 모두 시범 단계였다. 배치 방식은 로봇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형 로봇(RaaS)을 임대하는 형식이다.



앞서 어질리티는 지난해 말 물류 시스템 공급업체인 지엑스오 로지스틱스(GXO Logistics)의 물류 창고에 디지트를 시범 투입해 여성복이 든 상자(2~5㎏)를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는 능력을 시험해 왔다. 스팽스 공장의 물류창고 시스템도 지엑스오가 운영한다. 이 시스템에서 디지트는 자율이동로봇에 실려오는 의류 상자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는 일을 맡는다.



키 175cm, 무게 63.5kg의 디지트는 최대 15.8kg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지엑스오는 디지트의 성과를 평가해가며 앞으로 디지트 대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지엑스오는 최초로 배치된 디지트가 소규모라고만 말할 뿐 구체적으로 몇 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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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트는 기업 현장에서 실제 매출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어질리티 로보틱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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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 기여하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페기 존슨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는 많은 첫 번째 사례들이 탄생할 것이지만 디지트가 고객사에 실제로 배치돼 매출을 올리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엑스오의 최고 자동화 책임자인 에이드리언 스토크는 “우리는 시범 단계의 성공을 바탕으로 충분히 잘 작동하는 디지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창고에 배치했다”며 “디지트는 물류센터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완벽한 추가노동력”이라고 말했다.



어질리티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 물류 창고에도 디지트를 시범투입해 시험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는 현재 75만대 이상의 로봇이 배치돼 있으나 두 다리로 움직이는 로봇은 디지트가 처음이다. 아마존은 어질리티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그러나 디지트의 배치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말 오리건주 세일럼에 디지트 생산 공장을 지은 어질리티는 앞으로 생산 능력을 연간 최대 1만대 규모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2015년 재난 구조 능력을 겨루는 다르파 로봇 챌린지 결승전에 진출했던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이 설립한 업체다. 미국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 다르파) 주최로 2013~2015년에 열린 이 대회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디지트는 지난 5월 로봇전문매체 로봇 비즈니스 리뷰(RBR)가 주최하는 ‘RBR50 로봇 혁신상’에서 ‘올해의 로봇'으로 선정됐다. 디지트의 전신인 2족 로봇 캐시는 2022년 100m를 24.73초(초속 4.4m)에 주파해 ‘가장 빨리 100m를 달리는 2족 로봇’으로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나선 업체는 어질리티 말고도 여럿 있다.



예컨대 중국의 유비테크는 지난 2월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의 안후이성 허페이공장 조립라인에 워커에스를 시범 투입한 데 이어 최근 둥펑자동차 자회사인 둥펑류저우자동차와도 워커에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피겨 에이아이는 독일 베엠베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자동차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원’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안에 시범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중 제비돌기 묘기로 유명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지난 4월 아틀라스의 세대교체를 통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새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대자동차 공장에 시험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가 발행하는 기술매체 ‘아이트러플이(IEEEE) 스펙트럼’은 올해 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피겨 에이아이 등 7개 이상의 업체가 올해 안에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은 생산연령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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