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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하루 수십명씩 바다에서 “악!”…동해안 피서객 덮친 공포의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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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에 아열대종 몰려
지난달 강원·경북 해수욕장서
해파리 쏘임 사고 1000건 육박
전년도 대비 수십배 확 늘어

지자체, 차단망 설치 등 총력전
쏘였을 땐 신속히 헹궈내야


매일경제

지난달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인근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파도에 쓸려 유영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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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해파리 출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해파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 한 달 간 강원·경북 동해안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1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2일 각 지지자체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에서는 지난달 6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해파리 쏘임 피해 건수가 4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8월 두 달 간 발생한 해파리 쏘임이 6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피해 건수가 무려 75배나 급증했다.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 역시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간 강릉, 양양, 고성, 동해, 삼척, 속초 등 6개 시군에서 513건의 해파리 쏘임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45건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피해다. 지역별로는 강릉이 239건으로 가장 많고 양양(174건), 고성(64건), 동해(26건), 삼척(10건) 순으로 조사됐다.

해파리 쏘임 사고 급증은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조량 증가와 수온 상승 등으로 인해 아열대성 어종인 해파리 출몰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준모 경북대 교수(해양생태학 전공)는 “지금까지는 아열대성 어종이 우리 연안에는 많이 출몰하지 않았지만 수온 상승으로 인해 아열대성 어종의 출몰 빈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수온이 상승했다면 해파리들이 그렇게 많이 출몰하기는 어렵지만 수온 상승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해파리들이 많이 출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에서도 동해안에 가장 자주 출몰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노무라입깃해파리’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해 쏘이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거나 통증을 유발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지난 5월부터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을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됐다. 몸 길이가 1m에 달하는 굉장히 큰 해파리로 수온 상승으로 인해 개체 수도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전남 서해안과 제주, 동해안 전역에 걸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단계 특보를 발령한 상태다.

해파리 쏘임 피해가 급증하자 지자체들은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는 예산 8700만원을 긴급 편성해 해파리 차단 그물망 설치와 해파리 수거를 위한 인력 등을 배치해 안전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해파리 차단 그물망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해파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그물망 설치에 나설 예정이다. 강원도 속초의 경우 관내 모든 해수욕장(3곳)에 해파리 차단 그물망을 설치했더니 지금까지 한 건의 피해도 접수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내년에 도내 모든 해수욕장에 해파리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해수욕장 이용 시 해파리를 발견하면 즉시 물놀이를 멈추고, 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충분히 헹궈내고 통증이 남아있으면 온찜질(45℃)로 통증을 완화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변 안전요원에게도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는 것도 당부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해파리 출몰 시 입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휴가철이 끝날 때까지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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