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자손 230마리 남긴 아프리카 펭귄 '그리디 씨' 천수 누리고 세상 떠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큰 공을 세웠죠." 자손을 230마리를 남기며 멸종 위기에 빠진 자신의 종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프리카 펭귄 '미스터 그리디'가 33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메릴랜드동물원은 "그리디가 노환으로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안락사 조치됐다"고 밝혔다. CNN과 워싱턴 포스트(WP),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도 지난 8일(현지시간) 그리디의 부고 소식을 전했다.

'미스터 그리디'는 지난 1991년 태어났고 1년 뒤 볼티모어 동물원으로 왔다. 그리고 그리디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당시 아프리카 펭귄은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아이뉴스24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펭귄 종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한 그리디 부부. [사진=볼티모어 동물원 홈페이지 캡처]




해당 종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마비아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데 남획과 석유 유출 등을 이유로 1990년대 들어 1980년대와 견줘 개체수가 75~90%까지 줄어들었다.

그리디는 번식 연령이 된 3세 때(1994년) 같은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던 동갑내기 아프리카 펭귄 '미스 그리디'와 짝을 맺었다. 그리디 부부는 백년해로했다.

동물원 측은 "사육사들은 일반적으로 유전자 풀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펭귄들의 짝을 여러 번 바꾼다. 그러나 그리디 부부의 경우 번식 성공률이 높아 짝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아프리카 펭귄이 낳은 새끼들도 짝을 이뤘고 올해까지 총 5세대 230개체가 태어나 메릴랜드 동물원에 살고 있다.

그리디의 자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펭귄은 28세다. 미스터 그리디는 33세까지 살았고 '짝궁'인 그리디 부인은 여전히 생존해있다. 아프리카 펭귄의 평균 수명은 18세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리디 부부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CNN은 "탐욕스럽다는 뜻을 갖고 있는 그리디(Greedy)라는 이름이 붙은 건 다른 펭귄들로부터 둥지 재료나 먹이인 물고기를 공격적으로 뺏었기 때문"이라며 "동물원이 마련한 아프리카 펭귄 종 보존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그리디를 통해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사육사인 젠 코티안은 "그리디는 동물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리디는 아프리카 펭귄 유전자 풀을 위한 기초를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아이뉴스24

아프리카 펭귄 '미스터 그리디'는 33세까지 살며 총 5세대에 걸쳐 230마리의 후손을 남겼다. 이에 따라 해당 종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났다. [사진=볼티모어 동물원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