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세터 이준협(23)은 송림고 재학 시절 제53회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 MVP를 수상할 정도로 세터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경기대 진학 후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뽐내지 못했고,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식 선수가 아닌 수련선수 지명으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수련선수 신분으로 프로에 살아남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준협과 함께 수련선수로 입단한 고우진은 GS칼텍스 코치가 되었다. 대부분은 1~2년 후에 방출되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현대캐피탈 이준협. 사진(천안)=이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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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이준협.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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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준협은 꿋꿋이 버텼다. 2022년 12월 정식 선수로 전환된 후 2022-23시즌 8경기(12세트) 출전, 2023-24시즌에는 18경기에 나섰다. 원포인트 서버로 최태웅 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서브로만 4점을 올렸다. 예리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긴장케했다.
2024-25시즌은 또 다른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주전 세터 김명관이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를 하면서 이현승 그리고 이준협이 현대캐피탈 공격을 이끄는 야전 사령관이 되어야 한다. 부담감이 크지만 이준협은 설렘 속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9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MK스포츠와 이야기를 나눈 이준협은 “명관이 형이 군대를 갔다. 현승이와 둘이 하고 있는데 서로 도움을 주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세터로 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는데, 다가오는 시즌에는 세터로 뛰는 모습도 보이고 여러 방면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준협은 수련선수로 입단했다. 수련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준협은 살아남았다.
현대캐피탈 이준협.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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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협은 “사실 느리다면 느리고, 빠르다면 빠를 수 있겠지만 기회가 빨리 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기회를 잡아가는 게 우선이다. 급하지 않게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힘줘 말했다.
지금껏 서브로 존재감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세터로서 자신이 가진 능력치를 보여줘야 할 때다.
그는 “리시브가 정확하게 오는 공은 프로 선수 세터라면 누구나 잘한다. 이단 연결, 또 세터는 수비가 좋아야 한다. 많이 연습하고 있다”라며 “형들도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편하게만 올리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다 처리해 주겠다고. 나와 현승이가 최선을 다해 팀이 목표로 하는 우승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던 최태웅 감독이 떠나고, 일본 남자배구를 세계적인 강호 반열에 올린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블랑 감독은 “이현승과 이준협, 두 젊은 세터가 성장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이준협.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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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협은 “일본 대표팀에서 오래 지도자 생활을 하셨다. 일본 배구 색깔과 기존의 팀 색깔을 융화시키려고 하신다”라며 “감독님은 푸근하시다. 하지만 운동할 때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웃음). 연결, 수비 호흡, 팀 시스템을 많이 강조하신다”라고 말했다.
이준협이란 선수의 배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이준협은 “최대한 길게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반짝인 선수 말고, 팬들의 머릿속에 길게 기억에 남고 싶다”라며 “수련선수 출신이 프로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준협은 “배구선수로서 신장(186cm)이 작다 보니 블로킹에서 한계가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수비, 토스에서는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최종 목표는 베스트7 그리고 국가대표지만, 지금은 기회를 잡아 출전 기회를 늘려가는 게 우선이다”라고 미소 지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 이준협.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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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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