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베이서도 '오공' 신드롬…관련 기기 판매량 급증
오공 열풍에 PC방도 문전성시…배경 지역엔 관광객 늘어
중국 게임사 게임사이언스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검은 신화: 오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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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광둥)=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의 고전소설 서유기를 배경으로 한 중국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검은 신화: 오공'의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시한 오공은 출시 1시간도 되지 않아 동시 접속자를 10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일 당일 스팀에서는 동시 접속자가 무려 222만명을 기록해 역대 출시한 게임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오공'은 텐센트 출신이 창업한 중국 게임사 게임사이언스가 2018년부터 무려 6년에 걸쳐 개발한 '블록버스터(AAA급)' 게임으로 '천명인'이 된 플레이어가 가는 길에 만나는 요괴를 무찌르고 삼장법사를 서쪽으로 모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게임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3억~4억위안(약 566억~755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오공 정식판의 가격은 268위안, 디럭스판의 가격은 각 328위안인데 출시 3일째인 8월 23일 밤 9시께 총판매량은 1000만장을 돌파하더니 최근 이 판매량은 1800만장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금액으로 따지면 61억위안(약 1조1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찾은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초대형 전자상가이자 중국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화창베이에서는 오공의 인기를 쉽게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 광둥성 선전 화창베이의 한 전자상가에서 게임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천 씨가 플레이스테이션5(PS5)를 들고 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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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에 위치한 완상 전자상가에서 만난 천 씨는 "오공이 출시된 이후 PS5는 기기가 동날 때까지 팔릴 정도였다"며 "하루에 몇십대씩은 팔았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만 20년 정도 게임 관련 기기를 판매했다고 밝힌 천 씨는 "오공처럼 이렇게 높은 인기를 끈 게임은 처음"이라며 "3200위안짜리 PS5의 가격이 4200위안까지 올라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기에 힘입어 PS5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오공 인기로 게임기뿐 아니라 조이스틱 등과 같은 주변 기기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오공을 플레이하기 위해 컴퓨터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려는 고객들도 크게 늘었다.
중국 광둥선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컴퓨터 부품들이 쌓여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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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조립해 판매하는 화창베이의 주요 상가에는 더 높은 화질의 그래픽카드를 전면에 내세운 매장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판매자는 "오공을 플레이하려면 최소 4060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며 "더 높은 화질인 아수스 그래픽카드 4080의 경우 9000위안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광둥선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검은 신화: 오공' 세트를 팔고 있는 매장. ⓒ News1 정은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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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장에서는 '오공 세트'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플레이에 적합한 다양한 가격대의 컴퓨터를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판매자는 오공 출시 이전전 대비 판매량이 약 3배가량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선 아이를 동반하거나 아이의 컴퓨터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대만 연합보는 "오공은 컴퓨터 사양에 대한 요구가 높아 장비 업그레이드 수요가 많다"며 화창베이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오공을 하기 위해 수십건의 컴퓨터 주문 설치 주문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오공의 인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오공을 플레이하기 위해 피시방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현지 언론은 산둥성 지난의 피시방의 평일 좌석 점유율이 80%에 달했다거나, 게임 전용 호텔의 예약자 수가 크게 늘었다는 보도를 통해 오공 열풍을 전하고 있다.
오공의 배경이 된 촬영지는 36개로 파악되는데, 이곳을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이 연일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산시성 숴저우시의 경우 8월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고 밝혔다.
오공 IP를 활용한 마케팅도 급격히 증가했다. 웨이보 통계에 따르면 오공 출시 전후로로 10개 이상의 브랜드가 해당 게임과 마케팅 제휴를 맺었다.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커피도 오공 출시 당일일 '텅윈 아메리카노'를 출시했는데, 이는 루이싱커피가 출시와 동시에 게임 IP와 협업해 마케팅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오공 열풍에 한 때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게임 산업을 규제했던 당국도 게임 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산 게임'임을 강조하며 해외에서도 통한 오공의 성공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최근 오공의 인기에 대해 "중국 문화의 매력을 반영하는 중국 고전 문학 걸작인 서유기를 기반으로 했다"고 추켜세웠다.
게임 평론가인 장슈러는 현지 언론에 "오공은 기술적으로 중국산 게임이 해외 AAA급 대작 게임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게임으로 문화적으로도 중국풍을 채택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게임이 보여주는 문화적 자신감은 전 세계로 퍼져 판매량 목표를 빠르게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오공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공은 2000만장이 넘는 판매량과 50억위안이 넘는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게임,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 플랫폼 판매가 겹친다면 실제 상황은 더 낙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타이증권은 오공의 연간 판매량이 3000만~4000만장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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