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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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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쇼이구, 오늘 방북해 김정은 만나"…북 최선희도 푸틴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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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13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이번 방북은 무기 거래 등 북·러 간 밀착이 가속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이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쇼이구 서기가 북·러 간 지속적인 전략적 대화의 일환으로 평양을 방문해, 양국 협력 및 국제 문제와 관련한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에서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의 만남이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국빈방문에서 이뤄진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매우 신뢰할 수 있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만남이 지난 6월 북·러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이행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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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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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북에서 쇼이구 서기는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렸던 북·러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김정은의 모스크바 답방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당시 체결한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한 국내 비준 문제도 논의됐을 수 있다. 이 조약이 실제 효력을 가지려면 북한의 경우 김정은 단독 혹은 최고 인민회의(한국의 국회 격)를 통한 비준이 필요하다. 러시아도 의회 비준을 별도로 거쳐야 조약이 발효된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될 포탄·미사일 등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문제도 논의됐을 수 있다. 영국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이 올해 생산한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넘긴 것이 우크라이나에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내부 군수공장을 전력 가동해 러시아에 무기와 군수품을 대거 수출하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군사정찰위성 시험발사 등 첨단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문제도 논의됐을 수 있다. 쇼이구 서기는 국방장관 시절부터 북·러 군사협력에 깊숙이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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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1월 16일(현지시간) 방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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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쇼이구의 직위와 경력으로 봤을 때 이번 방북에선 북·러 군사협력을 비롯한 현재의 안보 지형 전반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펼쳐질 불확실한 국면에 대한 협력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손잡은 덕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도 누렸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분석했다. CR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사일·탄약 등의 대량 공급을 매개로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경우, 푸틴 대통령이 무기 지원 대가로 북한의 위성 개발·발사를 도울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보고서에 언급됐다. 러시아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는 탄약 재고를 늘릴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일 최소 1만 발의 포탄을 쓰는데, 북한의 지원으로 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둘러보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대외에 전격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핵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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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푸틴 만날지 관심



한편 이번 쇼이구 방북을 계기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오는 18일∼2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4차 유라시아 여성 포럼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의 러시아 방문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 1월 방러 때와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이 높다.



서유진·박현주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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