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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원석 “유리하면 환호, 불리하면 비난”… 여야 모두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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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총장 퇴임사서 “양측 저주 버텨”

‘디올백-도이치’ 처리 못한채 퇴장

동아일보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 온 시간이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자신의 임기 2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장은 야권은 물론 대통령실과 여권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며 검찰을 둘러싼 사회의 극단적인 시선에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이해관계에 유리하면 환호해 갈채를 보내고, 불리하면 비난하고 침을 뱉어 검찰을 ‘악마화’하는 현상이 심화됐다”며 “한쪽에서는 검찰독재라 저주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이 없다고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 일이 상대 진영에서 일어났다면 서로 정반대로 손가락질하며 평가했을 일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오로지 유불리에 따라서만 험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이례적으로 여야 모두를 겨냥한 쓴소리에 올 초부터 김건희 여사 사건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던 이 총장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이 총장은 대통령실과 김 여사 수사로 갈등이 생기고 올 5월 검사장 인사 ‘패싱’을 당하는 등 불편한 경험을 몇차례 했다”며 “여야를 떠나 검찰 수사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춰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검찰을 향한 야권의 압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당한 수사와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주장과 공격,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지 못할 검사탄핵의 남발, 검찰을 아예 폐지한다는 마구잡이 입법 시도까지 계속됐다”고 했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총장 공석 상황에서 대검 차장검사로 임명돼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고, 그해 9월 정식으로 총장에 임명됐다. 임기 기간 이 총장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 등을 출범시키며 민생범죄 수사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김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 어떠한 처분도 내리치 못한 채 임기를 마치며 차기 총장에게 공을 넘겼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후임인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은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취임한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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