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계속 오름세…상승 폭 확대 우려"
입주물량 부족한데…대출 규제로 매수 갈아타기도 막혀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누적 기준 1.43% 상승했다. 수도권이 3.59% 오르면서 같은 기간 지방의 하락 폭(-0.6%)을 상쇄하고 가격 끌어올렸다.
수도권 중 서울은 4.23%나 상승했다. 경기 2.84%, 인천은 5.33% 상승했다. 지방도 전체적으로 하락을 기록했으나 일부 지역이 상승하며 하락 폭을 줄이는 양상이다. 주간 기준으로 지방 전체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9일 기준 전 주 대비 제자리였다.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전 주 대비 0.01% 하락한 후 3주 연속 보합이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비(非) 아파트의 선호도는 떨어진 지 오래인데, 아파트의 전세 공급 물량은 줄어들면서 전셋값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13일 기준 2만8480건으로 올해 초 3만5000여건에 비해 줄었다. 인천과 경기의 아파트 전세 매물 역시 4898건, 2만8957건으로 각각 지난 1월 초 약 8000여건, 약 4만건과 비교해도 감소했다.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는 서울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적은 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상 물량은 2만4659가구로 지난해 3만2775가구보다 24.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올해와 비슷한 2만5710가구, 오는 2026년은 크게 줄어 7145가구로 예상됐다.
서울의 한 부동산 사무소에서 아파트와 빌라의 매매, 전세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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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올해 말까지 상승 폭 더 벌어진다
늘어나는 전세 수요에 가격은 오르는데, 시장에 공급은 적으니 추석 이후에도 전셋값은 상승 폭이 벌어지면서 오름세가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 시장은 계절적인 변화에 민감한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라며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전월세 가격은 추세적으로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전세 가격은 내려갈 요인이 없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전세가격이 오르면 월세나 매수로 전환해야 하는데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고 월세 전환도 쉽지 않아 세입자들은 오르는 전셋값을 따라가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맞물려 높아진 전셋값에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도 늘어나면서 월세 시장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16.1로 전월 대비 1.4포인트(p) 올라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전세 세입자들로선 높아진 전셋값에 매매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근 당국이 수도권 매매시장을 누르면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값 상승세에 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고, 은행들이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줄이면서 대출한도를 축소됐다.
윤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시장을 옥죄면 매매로 전환하려던 전세 세입자들이 갈아타기를 적기에 하지 못하면서 전월세 시장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계속 전셋값이 오르면 향후에 일종의 풍선효과로 전세를 끼고 매수에 나서는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값은 상승 폭이 둔화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전셋값이 오르면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하는 '갭투자'가 늘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8월 기준 67.4%로 올해 1월 66.4%보다 1%p 높아졌다. 서울만 보면 8월 기준 54%로 1월 52.2%보다 2.2%p 올랐다.
문제는 전세와 관련해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김 소장은 "전월세 시장은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법 밖에 없는데 기존에 발표한 내용 외에 할 수 있는 수단이 없을 것"이라며 "전월세 시장과 관련해 새로운 대책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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