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경선 후보 8명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오는 10월 16일 치러진다. 2014년부터 내리 3선을 했던 조희연 전 교육감이 ‘해직교사 특혜 채용’ 사건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교육감직을 상실하면서 실시하게 된 선거다.
◇직선제 이후 6차례 선거, 진보가 4차례 당선… 보수 분열·진보 단일화가 주요 원인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008년부터 직선제로 선출되고 있다. 그동안 6차례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4차례 당선됐다. 진보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이룬 반면 보수 진영은 후보가 난립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첫 선거는 보수 성향 공정택 후보, 진보 성향 주경복 후보 구도로 치러졌다. 당시 투표율은 15.4%로 매우 낮았는데, 공 후보가 40.1% 득표율로 주 후보(38.3%)를 꺾었다.
이어 2010년에는 진보 성향 곽노현 후보가 34.3%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2위를 차지한 보수 성향 이원희 후보(33.2%)와 표 차이는 4만7783표에 그쳤다. 당시 선거에 보수 후보는 6명 출마했다. 7위를 차지한 이상진 후보가 1위와 2위 표 차이보다 많은 5만3742표를 얻었다.
곽 전 교육감이 당선 무효가 된 후 치러진 2012년 보궐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문용린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2014년 선거에서는 보수 후보 3명이 출마하면서 진보 성향인 조희연 전 교육감이 39.1% 득표율로 당선됐다. 보수 성향인 문용린 후보는 30.7% 득표율로 2위, 같은 보수 성향인 고승덕 후보는 24.3%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문 후보와 고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당선자인 조희연 후보 득표율보다 높았던 것이다.
이어 2018년 선거에서도 진보 성향인 조희연 전 교육감이 46.6% 득표율로 승리했다. 보수 성향 박선영 후보(36.2%)와는 격차가 상당했다. 3위를 차지한 보수 성향 조영달 후보 득표율은 17.3%였다. 역시 보수 후보 2명의 득표율을 합치면 진보 후보인 조 전 교육감 득표율보다 높았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22년 선거에서도 보수 성향 후보로 박선영·윤호상·조영달·조전혁 등 4명이 난립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이 38.1% 득표율로 당선됐다. 2위 조전혁 후보는 23.5%, 3위 박선영 후보는23.1%를 얻었다. 두 후보 득표율 합계가 조 전 교육감 득표율보다 높았다.
◇서울시교육감 4명 모두 사법 처리
직선제 이후 서울시교육감은 4명 모두 사법 처리됐다. 공정택 전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당시 아내가 관리해 온 4억여원의 차명 예금을 재산 신고 때 빠뜨린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이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다음 지방선거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보궐선거는 실시되지 않았다.
곽노현 전 교육감도 2010년 선거 당시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매수’를 한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되면서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곽 전 교육감은 다른 후보에게 금품 제공을 약속하고 선거 이듬해 2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았다.
이후 2014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 전 교육감도 선거 당시 ‘보수 단일 후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또 조희연 전 교육감도 3선을 하긴 했지만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6일 보궐 선거를 하게 됐다.
2022년 5월 23일 오전 조희연(왼쪽부터),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진영별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부 가를 것”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 기간은 9월 26~27일이다. 진보 성향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에 따르면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등 7명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다. 다만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위원(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독자 출마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조전혁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5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두 차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섰던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 무선 ARS 방식 여론조사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선호도는 곽 전 교육감이 1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근식 전 위원장(12.2%), 홍제남 전 교장(8.4%) 순이었다.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선호도는 조전혁 전 의원이 12.5%로 가장 높다. 이어 불출마를 택한 박선영 전 의원(10.3%), 홍후조 교수(8.4%) 순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이번 보궐선거는 과거와 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진보 진영 ‘추진위’는 지난 13일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지지율을 종합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추진위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수진영은 단일화 기구가 두 개로 나뉘어 있어 단일화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지만 ‘서울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선정심사 관리위원회’로 통합됐다. 관리위는 오는 24일 단일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진영별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