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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잇따른 악재도 극복한 KIA '핵타선'...김도영, 정규시즌 1위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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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KIA타이거즈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끈 일등공신 김도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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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KIA타이거즈가 예상을 뒤엎고 7년 만에 정규시즌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룬 원동력은 화끈한 불방망이다.

사실 KIA의 2024년 정규시즌은 악재의 연속이었다. 시즌 개막 전부터 큰 위기가 찾아왔다. 올해 2월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KIA 구단은 재빨리 내부 인사인 이범호 타격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고 선수단 동요를 막았다. 호주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신임 감독은 ‘초보 사령탑’ 우려를 딛고 준비된 지도자 다운 모습을 보이며 선수단을 장악했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에 힘입어 KIA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 자리했다. 하지만 시련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찾아왔다. 5월 초 1선발 투수 윌 크로우와 토종 선발 이의리가 차례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두 투수 모두 끝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꺼번에 두 자리가 비었다.

KIA는 크로우를 대신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급히 영입했다. 이의리의 공백은 3년 차 우완 투수 황동하로 메웠다. 그 덕분에 선발진 공백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고 5할 이상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투수들의 줄부상은 계속 이어졌다. 6월 하순 전반기 시즌 막판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 염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7월 중순에는 5선발 윤영철이 척추 피로골절로 로테이션에서 사라졌다.

설상가상 8월 24일 NC다이노스와 경기에선 팀의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오른쪽 턱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KIA가 선두를 유지하는데 있어 최대고비였다.

하지만 KIA는 전상현, 최지민, 장현식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불펜의 힘으로 버텨냈다. 시즌 중반 이후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한 김도현도 선발 공백을 메우는데 큰 힘이 됐다. 구단 역시 공백이 생길때마다 에릭 라우어, 에릭 스타우트 등 수준급 외국인선수를 재빨리 데려오면서 투수진이 붕괴되는 것을 막았다.

그 결과 KIA는 네일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이후 15경기에서 11승 4패라는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1위의 쐐기를 박았다.

악재 속에서도 KIA가 끝까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데는 ‘핵타선’이라 불린 강력한 방망이가 결정적이었다. KIA는 17일 경기까지 마친 시점에서 팀 타율 1위(0.302), 팀 득점 1위(818개), 팀 타점 1위(778개), 팀 최다안타 1위(1472개), 팀 장타율 1위(0.462), 팀 출루율 1위(0.370), 팀 OPS 1위(0.832)를 달리고 있다. 반면 팀 삼진은 865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특히 데뷔 3년 차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로 발돋움한 김도영은 누가 뭐래도 KIA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끈 일동공신이다.

김도영의 돌풍은 시즌 초반부터 매서웠다. 3∼4월에 KBO리그 역대 처음으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데 이어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다. 7월에는 올해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데 이어 8월 15일 광복절에는 대 9번째로 30홈런-30도루 위업을 이뤘다.

이달 8일에는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유니콘스)과 2015년 에릭 테임즈(NC다이노스)에 이어 한 시즌에 ‘타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김도영은 17일 현재 득점 1위(134개), 장타율 1위(0.646)를 비롯해 타격 3위(타율 0.344), 홈런 2위(37개), 타점 7위(105개), 도루 6위(39개), 출루율 3위(0.417), 최다안타 4위(178개)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정규리그 MVP 수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맏형’ 최형우의 분전도 돋보인다.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0.280에 22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뒤늦게 팀에 합류한 나성범도 타율 0.291에 21홈런 80타점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역시 ‘슬로우 스타터’답게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0.308 24홈런 94타점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김선빈(0.329), 이우성(0.300), 박찬호(0.306) 등이 시즌 내내 3할 타율을 유지하면서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최원준(0.288), 한준수(0.307), 서건창(0.310), 이창진(0.267), 변우혁(0.294) 등 벤치자원들도 공격에서 꾸준히 기여했다.

2위 팀과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한 것도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IA는 올 시즌 2위 팀을 상대로 15승 2패 승률 0.882를 기록했다. 2위가 치고올라올때마다 힘으로 찍어누르면서 추격의지를 꺾었다. ‘호랑이 꼬리잡기 저주’라는 말이 나온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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