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0 (일)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문체부, 체육회 압박 강도 더 조이나...'3선 도전 유력' 이기흥 회장 정조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일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박정하 의원 "이 회장, 수시로 선거 관련 정관 바꿔"
정연욱 의원 "선거 의식해 태릉빙상장 대체 사업 미뤄"
한국일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를 향한 압박 강도를 더 높일 태세다. 내년 1월 3선 도전이 유력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선거 관련 정관을 수시로 바꾼 정황뿐 아니라 선거를 의식해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시설 부지 공모를 연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2년 12월 대한체육회 정관에 '지정선거인 제도'를 신설해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당 1명씩 체육회장 선거인단에 포함되도록 변경한 사실을 알았는지 추궁받았다.

문체위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기존 체육회장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선거 1개월 전에 전산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2만3,000명을 선거인단으로 뽑는다. 이후 선거 일주일 전에 이들 중 추려진 2,300명이 직접 투표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2년 변경된 정관은 2,300명 안에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 228명이 체육회장 선거인단에 반드시 들어가도록 했다. 박 의원은 "유권자 선거인단 10% 비중을 내 맘대로 꽂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정관 변경을 문체부의 승인을 받고 한 것이냐"며 "2020년 당시 대한체육회는 8개월 동안 무려 여섯 차례나 정관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선거에 관련해선 승인받지 않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2020년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선거할 수 있도록 정관이 바뀌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기존엔 회장이 임기 만료 90일 전까지 회장직을 그만둬야 하지만, 바뀐 정관에선 '회장을 포함한 비상임 임원이 후보자로 등록하고자 하는 경우 회장의 임기 만료 90일까지 후보자 등록 의사를 사무처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회장직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선거에 나간다'고 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어떻게 있을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8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주도하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지 선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국고 2,000억 원이 들어가는 결정을 체육회가 결정하는 건 무리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을 대신할 대체지를 공모해 신청한 7개 지자체의 실사를 9월 진행할 예정이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태릉 등 조선왕릉이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이 철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돌연 이사회에서 '대체시설 부지 공모 연기'를 서면으로 의결했다.

대한체육회는 당시 국가유산청 의견과는 별도로 체육회 차원에서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존치를 목표로 연구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사유를 들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내년 1월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결정을 보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 장관은 "갑자기 체육회가 일정을 미뤄 부적절하다고 본다. 국가대표 훈련 시설을 짓는 문제를 왜 체육회가 결정하도록 했는지 의문이 들고, 이번 기회에 결정 방법을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할 부서를 지정하거나 독자 기구를 꾸리는 방안을 제의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