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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외신, 한강 깜짝 수상에 “놀랍다” “너무 어리다는 의견은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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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PR "한강, 어니스트 헤밍웨이 반열에 올라"
CNN "한강 모르면 ‘소년이 온다’부터 읽어야"
"아무도 못 읽은 한강 소설도 있어. 2114년 출간"
한국일보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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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53) 작가가 선정되자 주요 외신들은 관련 소식을 속보로 긴급히 전했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소설가 찬쉐(71)가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된 터라 “놀랍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한국인으로는 한강과 함께 시인 고은(91), 시인 김혜순(69)이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외신들은 한강의 나이에 먼저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한강 작가는 상을 받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러디어드 키플링(정글북 작가·최연소 수상자)은 1907년 41세 나이로 수상했다”며 세간의 평가가 근거 없음을 지적했다.

노벨문학상 121번째 수상자가 된 한강보다 젊은 나이에 상을 수상한 작가는 영국 시인이자 소설가인 키플링 외에 아일랜드 소설가 할도르 락스네스(1955년 수상), 스페인 시인 비센테 알레이산드레(1977년 수상) 정도다.

비(非)백인·비영어권·비남성 수상자라는 사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한강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반열에 합류했다”고 평했다. NPR은 2000년에서 2023년 사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비백인 작가는 7명뿐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은 17명에 불과하다. CNN 방송은 한강이 2019년 소설 ‘에우로파(Europe)’에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며 “한강 소설은 주인공은 여성이 많은데, 작품은 종종 남성의 관점에서 서술된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한강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썼다는 점을 극찬했다. 1993년 시 5편을 출간하며 등단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다.

뉴욕타임스는 한강이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고,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이 있기 몇 달 전 서울로 이사 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사건(광주민주항쟁)이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한강의 견해를 형성했고, 그 유령이 그의 글을 괴롭혔다”고 2016년 한강과의 인터뷰를 재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한강을 잘 모르는 독자는 2014년 소설 ‘소년이 온다(Human Acts)’부터 읽어야 한다고 노벨문학위원회 안나-카린 팜 위원의 말을 인용해 권했다.

가디언은 아직 아무도 읽지 못한 한강의 책 한 권이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한강이 2019년 영국 스코틀랜드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상상력과 시간'을 주제로 한 소설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미래도서관은 2014년부터 100년간 매년 작가 1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은 뒤 2114년 출판키로 했다. 가디언은 "글들은 2014년 심은 노르웨이 가문비나무 1,000그루를 베어 인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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