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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필동정담] 삼전이 배당주가 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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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이제 배당주로서 매력에 주목해 보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로 떨어져 저평가 매력, 하방지지력 얘기가 나온 데다 이제 연 2% 중반대의 배당이면 괜찮지 않냐는 시각이다.

주주환원과 밸류업이 올해 증시의 화두라지만 삼성전자의 높은 시가 배당률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있다. 배당률은 보통 주가가 하락하면 올라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배당주가 된다는 것은 어차피 주가는 오르기 힘드니 배당이나 받으며 버티자는 자조다. 성장주는 투자비용 때문에 주주환원을 할 여력이 없으니 배당주가 된 삼성전자는 성장주의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주주환원의 최고봉이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의 배당률이 2%를 넘어가지 않는다. 배당성장주라고 하는 브로드컴이나 퀄컴도 1%대다. 삼성전자와 비슷하게 2% 중반대의 배당률을 기록하는 유일한 반도체 대형주는 인텔이다.

대부분 국가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배당주나 자산주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성장과 꿈에 많은 의미를 두고 높은 가격을 매겨서다. 미국의 애플, 유럽의 노보노디스크는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가 시총 1위로 코스피를 대표하려면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400만명인데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424만명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사람 세 명 중 한 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최근에 보여준 주가나 실적은 이들에게 국내 주식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가 아니더라도 삼성전자의 문제가 무엇인지, 왜 위기인지 저마다 논평을 내놓을 정도다.

이미 올해 최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한 삼성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2%의 배당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배당보다는 인재 유출을 막는 과감한 투자와 조직문화 개편 뉴스가 더 반가울 수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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