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20일 첫 경찰조사를 마치고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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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를 잃은 할머니가 재수사에서도 죄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강릉경찰서는 춘천지검 강릉지청의 '송치요구 불요' 결정에 따라 사건 관련 서류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송치요구 불요는 불송치 결정을 했던 경찰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재수사했음에도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검찰에 보낼 경우, 검찰 역시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 판단해 사건을 종결짓는 것이다.
이로써 A씨(71)는 사건 1년 10개월 만에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앞서 A씨는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티볼리 승용차를 몰던 중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해 차에 타고 있던 손자 이도현 군(사망 당시 12세)을 잃었다. 이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경찰은 '기계적 결함은 없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안이라며 A씨를 불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한 도현 군 가족 측과 KG모빌리티 간 손해배상 소송에서 제출된 자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경찰은 9개월 동안의 재수사 끝에 앞선 수사와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도현 군의 가족은 현재 KG모빌리티를 상대로 제기한 7억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한 후 내년 2월경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도현 군의 부친 이상훈 씨는 30일 "어머니가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 편하게 사셨으면 한다"며 "제조사와의 민사소송으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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