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라고 불러...즉시 해명
백악관도 거들어 "트럼프 지지자 아닌 혐오 발언 언급한 것"
민주당 해리스는 즉시 바이든과 선 그어 "지지 후보로 비난하지 말아야"
수세 몰렸던 트럼프 진영은 즉시 반격, 해리스가 "진심 드러냈다"
박빙 지지율 속에 히스패닉 표심 어디로 향할 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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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유세 찬조 연설자의 "쓰레기"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에 올라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유세에 나선 트럼프는 전날 민주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쓰레기 발언을 언급하다 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라고 비난한 것을 지적하며 바이든과 민주당 진영을 맹렬하게 공격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막바지에 들어선 미국 대선 유세에서 양당 모두 예기치 못한 "쓰레기"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p 안팎의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속히 논란과 선을 그으며 상대 진영으로 화제를 돌렸다.
바이든 발언에 놀란 해리스, 긴급 진화 나서
대선 유세 내내 불법 이민자 차단을 주장했던 트럼프는 이달 24일(현지시간)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미국이 외국 범죄자 유입 때문에 "전 세계의 쓰레기통"같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트럼프의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같은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에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카리브해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언급하며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불렀다. 해리스 선거 캠프는 해당 발언 직후 트럼프 진영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중남미 출신 미국인(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서 "트럼프 유세에서 한 연사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했는데,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모두 선량하고 존경할만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의 지지자들"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라고 말한 바이든은 발언 당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내가 쓰레기라고 언급한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유세에서 내뱉은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혐오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이외에는 다른 단어를 생각해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의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어떤 사람도 쓰레기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은 지난 3년 동안 증오에 찬 수사가 있을 때마다 그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으며 그런 차원에서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해리스 역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이 발언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나는 나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게 나의 책임이고 평생 해온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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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AP뉴시스
박빙 지지율, 히스패닉 어디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30일 기준 해리스의 전국 지지율이 49%로 트럼프를 1%p 앞선다고 밝혔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의 13%를 차지했던 히스패닉은 당시 59%가 민주당 후보를 뽑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시카고대학 여론조사기관 젠포워드가 이달 2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의 해리스 지지율은 성별에 따라 38~54%에 그쳤다. 푸에르토리코는 인구 32만명의 섬으로 현지 주민은 미국 시민이지만 대선 투표권이 없다. 그러나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민은 600만명으로 멕시코에 이어 히스패닉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많고, 특히 이번 대선 경합주에 많이 거주한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27일 힌치클리프 사태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눈 밖에 나면서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는 29일 기자회견에서 힌치클리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그를 모른다. 누군가가 그를 거기(유세 연단) 세웠다"면서 즉시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바이든이 29일 실언을 내뱉자 맹렬히 반격했다. 그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 해리스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며 "그는 그들(지지자)을 쓰레기라 불렀다. 그리고 그것은 진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지지자들은 비뚤어진 바이든이나 거짓말쟁이 해리스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라며 "여러분은 미국의 심장이며 영혼이다. 여러분은 미국을 건설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9년 동안 카멀라 해리스와 그의 당(민주당)은 우리를 인종차별주의자, 편협한 사람, 파시스트, 개탄스러운 사람, 구제 불가능한 사람, 나치라고 불렀고, 나를 히틀러라고 불렀다"며 "나는 히틀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같은날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바이든과 해리스는 미국을 증오한다. 그리고 4년 더 할 자격이 없다"며 "해리스는 수천만 미국인에 대한 이 수치스러운 공격에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도 "역겹다. 해리스와 그녀의 보스 바이든이 이 나라의 절반을 공격하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미국인이 이를 거부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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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핼러윈 행사를 열고 참석한 소년에게 소방관 헬멧을 씌워주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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