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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SS 투자 지속한 日 배터리, 전기차 캐즘에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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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배터리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인 배터리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일본 배터리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꾸준히 투자한 것이 수익성 방어로 이어졌다.

최근 일본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업 부문 3분기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2억1400만달러(약 295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SS 판매 호조가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를 상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글로벌 10위권에서 국내 업체와 경쟁하는 유일한 일본 업체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파나소닉의 영업이익 증가는 국내 배터리사의 실적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8.7% 감소한 4483억원, 삼성SDI는 72% 감소한 129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전지 부문 영업이익은 85% 급감한 635억원에 그쳤다.

몇 년 새 국내 배터리 업계의 ESS 투자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지만, 매출에서 ESS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 기업에 못 미친다. 파나소닉 배터리 부문 매출에서 ESS의 비중은 35%로 삼성SDI(20%), LG에너지솔루션(10%)보다 많다.

과거 ESS 시장을 주도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연이은 화재 사고로 투자를 줄이는 동안 중국, 일본 기업들은 꾸준히 영향력을 키워왔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 BYD 등에 자리를 내준 상태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ESS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지닌 수급 변동성을 완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시설 확충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ESS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 매출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진 않지만, 수익성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했고, 삼성SDI는 35% 늘었다. 두 회사 모두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ESS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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