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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앤디 김 "반도체·AI 등 첨단분야, 한미 협력 강화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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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한국계 美상원의원 탄생

"120년 한인 이민역사에 새 챕터"

국제관계학 박사 출신 안보전문가

하원의원 3선 인간적 면모로 주목

"상원 외교위원회서 일하고 싶어"

尹 "김의원 당선 韓동포에 영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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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혁신 분야에서 미국과 한국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상원의원으로서 우선순위 중 하나입니다.”

5일(현지 시간) 한국계 최초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 의원은 당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저지주 체리힐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기념행사에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굳건히 다지고 싶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미 관계는 안보와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강해야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도 강화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이 밖에 한국이 최전선에 있는 다른 분야에서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커티스 바쇼 후보를 꺾고 상원의원 도전에 성공했다. 이날의 승리로 그는 230여 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상원의원이 됐다.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정치 무대에서 오른 가장 영향력 있는 위치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약 6억 명의 미국인 중 단 2000명만이 할 수 있었던 상원의원직 수행을 앞두고 가장 겸손한 마음을 이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120년이 넘는 한국인의 미국 이민 역사에서 한 번도 쓰이지 않은 챕터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다음 세대의 한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며 “지금이 우리의 시대이며 앞으로의 10년은 아시아계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정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10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아갈 준비가 돼 있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젊은 한인들을 격려했다.

김 의원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뉴저지주로 이주한 후 중등교육까지 뉴저지에서 마쳤다. 이후 캘리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대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안보 전문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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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문가로 2009년 9월 국무부에 들어간 후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2015년에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뒤 2019년부터 연방 하원의원(3선)으로 재임하고 있다.

그는 의회 활동 외에 인간적인 면모로 미국 내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 기간 중 후보 토론회 당시 상대인 공화당의 바쇼 후보가 발언 중 비틀거리자 상대 후보의 단상 앞으로 걸어가 안위를 묻는 장면은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앞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했던 사건 당시 난장판이 된 연방의회 건물에서 혼자 쓰레기를 치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번 상원 도전에서는 일찌감치 승리가 예상됐다. 그의 지역구인 뉴저지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김 의원의 투표 전 당선 확률은 97%에 이르렀다. 그의 당선이 발표된 시점도 뉴저지주 투표가 종료된 지 단 10분 뒤였다. 이날 당선 기념행사에 참여한 300여 명의 정치적 동료들과 후원자들은 그의 당선이 확정된 후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환호하며 그를 응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고령의 한인 여성은 “김 의원의 가족과 (이곳에서 15분 거리인) 필라델피아 시내에 있는 교회에서 주말을 함께 보내고는 했다”며 “앤디가 유모차를 타고 다닐 때 시작된 만남이 이렇게 지속돼 한국계 최초 미국 상원의원이 되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은 김 의원과 뉴저지의 인연이 시작됐던 곳이다. 김 의원의 가족이 보스턴에서 이사 온 첫날부터 후 몇 주간 머물렀던 곳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시 호텔의 멋진 음식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마치 왕자가 된 것 같이 느껴졌고 ‘뉴저지 사람들은 정말 잘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교육과 친절한 커뮤니티를 통해 내게 꿈을 꿀 기회와 이를 이룰 도구를 제공해준 뉴저지주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후원자들은 상원으로 첫발을 딛는 그에게 뜨거운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이 2018년 처음으로 뉴저지 하원의원에 도전할 당시 첫 정치적 후원자로 나선 후 6년째 후원하고 있는 사업가이자 학자 보니 리아오 씨는 기자에게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동양인들이 이곳에서 받는 폭력과 차별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알고 있는 인물”이라며 “미국의 주류 정치 무대에서 누가 이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그게 김 의원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정치는 점점 힘의 논리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국가 간의 관계는 외교를 통한 균형과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김 의원이 외교안보 전문가인 만큼 이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6일 X(옛 트위터)에서 김 의원을 호명하며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상원에 진출하는 역사를 만드신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원님의 당선은 한국 동포 사회에도 영감이 되고 있다”며 “큰 성공을 거두시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기회가 된다면 상원의 외교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상원의 다수당이 결정되지 않고 척 슈머와의 내부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확실히 국가 안보 관련 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3일부터 상원의원에 취임한다. 임기는 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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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힐(뉴저지)=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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