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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구원투수 해리스는 왜 패했나…"바이든 그림자 못 벗어나"[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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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구별되는 정책 비전 못 보여줘…여성 후보로서 한계도

유권자 감성 자극한 트럼프식 수사…암살시도·자연재해도 해리스엔 '악재'

뉴시스

[앨런타운=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일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뮐렌버그 대학 메모리얼 홀에서 유세 연설하는 모습.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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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지난 7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했을 때만 해도 미국 민주당에는 대선 승리의 희미한 빛이 비추는 듯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구원투수로 나선 그는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대선 주자로서 제 역량을 입증하려 애썼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6일(현지시각) 판가름 난 미국 대선 결과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런 시도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개표 초반부터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선벨트 경합주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탈환했던 러스트벨트까지 내어주며 고배를 마셨다.

전직 대통령의 후보 사퇴라는 이벤트 속에 화려하게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은 왜 실패했을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전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별화 실패가 꼽힌다. 대선 주자로서 역량을 입증해야 하면서도 현 행정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던 제약이 그의 발을 묶은 것이다.

실제 짧은 후보 기간 해리스 부통령은 대권 주자로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세대 리더십'을 표방하며 스스로 캐릭터를 구축하려 했지만, 정작 세부 정책을 들여다보면 '바이든 1기'의 복제판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리스 부통령 본인조차 이런 한계를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ABC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바이든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 '당신이라면 무엇이 달랐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나는 게 없다"라고 답한 것이다. "우리는 확실히 다른 사람"이라는 같은 날 답변은 빛을 잃었다.

이는 부통령으로서 아직 현직에 있는 대통령의 업적을 부정할 수 없는 이인자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하차가 처음부터 계획된 일이 아니었던 만큼, 그 임기 동안의 행보에 배치되는 듯한 발언을 한다면 이는 즉각 전현직 대선 주자 간의 불화설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고령·인지력·적격성 공세를 적극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공세 역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남다른 정치적 캐릭터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매번 스포트라이트를 비췄을 뿐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막판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물어도 "도널드 트럼프"라고만 답한다고 비꼰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아가 유세장에서 해리스 전 부통령의 '도널드 트럼프' 발언을 모은 음성을 재생하기도 했다.

이런 정체성·전략 측면에서의 실패에 더해 여성 후보로서 고유의 약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으로서 이번 대선 최대 의제인 임신중절(낙태) 권리를 꾸준히 부각했지만, 이미 미국 여성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고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친 언행 등 마초적 공세와 임신중절 이슈 부각으로 보수 성향 주에서 백인 여성 표심의 반란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오히려 흑인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민주당 이반이 이번 선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의 늦은 사퇴 역시 패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물려준 건 지난 7월로, 민주당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 남겨둔 시점이었다. 각 주에서의 경선과 프라이머리를 모두 건너뛴 해리스 부통령이 동력을 모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 등 외부적 요인도 손쓸 수 없었던 패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마다 총기 피격 사건을 언급, "신이 뜻이 있어 나를 살렸다"라며 자신이 선택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는 했다.

이 밖에 통상 집권당에 악재로 풀이되는 자연재해(허리케인), 때로는 막말까지 동원하며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유세 방식 등이 이번 대선 해리스 부통령 패배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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