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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단독] 감사원, ‘최재해 탄핵 대응’ 간부 전원 소집…집단 반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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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에 입장하며 취재진 앞에 서서 자신의 탄핵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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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에 반발해 과장급 이상 모든 직원을 소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현안 공유를 위한 회의”라고 했지만, 회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 정치적 중립 위반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기획조정실은 더불어민주당의 최 원장 탄핵소추 추진이 알려진 28일 오후 과장급 이상 직원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를 29일 오후 열겠다고 통지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현안 공유 등을 위한 통상적인 회의 소집”이라고 했다. 공동입장문 발표 여부를 묻는 말에 감사원은 “탄핵 관련 입장은 이미 냈기 때문에 오늘 회의 뒤 추가적인 입장 발표 계획은 없다”고 했다. 전날 감사원은 “감사원장 탄핵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려는 부당한 압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공직 경험이 많은 한 고위공무원은 “기관장 탄핵에 반발하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견을 나눌 수는 있다. 그러나 조직 차원에서 직원회의를 소집하고, 회의 내용 역시 탄핵소추 이후 기관 운영에 대한 것이 아닌 탄핵 반대 등 정치적 성격을 띤다면 정치적 중립 위반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탄핵에 반대하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은 위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외형적’으로는 자발적 모임 형태를 갖췄지만, 국가공무원법이 금지하는 공무원 집단행동 위반 등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했다? 관저 불법 눈 감은 감사원





감사원은 28일 저녁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사유는 전혀 근거가 없다. 대통령실 이전 감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호처 간부의 업체 유착 비리와 국고 손실 등을 객관적 증거를 통해 명백히 밝혀내고, 드러난 잘못에 대해 원칙과 법에 따라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의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는 부실·봐주기 논란에 이어 증거은폐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인 21그램이 공사 전반을 총괄하고 이 과정에서 숱한 불법 행위가 벌어졌는데도, 감사원은 ‘누가 이 업체를 추천했는지 모른다’는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등의 말만 듣고 감사를 종결했다.



특히 관저 이전 과정에서 새로 지어진 70㎡ 규모 미등기 건물에 대해서는 어떤 감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경호처가 ‘스크린 골프장’ 용도로 검토했다는 이 건물의 존재는, 감사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행했다”는 관저 이전 감사 결과에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용산 대통령실과 경호처의 감사방해나 감사원 내부의 증거은폐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도, 감사원은 “경호처에 물어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전 정부를 겨냥한 여러 감사에서 감사원은 자료 미제출 등에 대해서는 감사방해죄를 엄하게 물어 수사 의뢰 등을 했지만,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아예 그런 조처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저 이전 의혹 감사 결과를 자신했던 최 원장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는 “조사한 대로, 있는 그대로 전부 감사보고서에 담았다”면서도 “조사한 것은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저희들이 확인하지 못했다”며 슬그머니 태도를 바꿨다. 김건희 여사 관련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않은 게 아니다. 최대한 했는데 밝혀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른 감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감사원 마비? 최재형 중도사퇴 때는 환영하더니





감사원은 “감사원장이 탄핵된다면 감사원의 헌법적 기능이 마비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보수언론도 이를 주요하게 다뤘다. 국민의힘도 “위헌적·위법적 감사원장 탄핵을 당장 중단하라”(추경호 원내대표)고 했다.



‘감사원 기능 마비’ 주장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 임기 중반을 지나도록 여전히 전 정부만을 겨냥한 감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감사가 끝나 감사위원회의에 올라갔거나, 실무선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감사원장 공석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말할 처지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최재해 원장 전임자인 최재형 원장은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2021년 6월 자진 사퇴했다. 그리고 불과 17일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으로 헌법 근간을 흔들었다는 비판에도 대선 출마를 위해 초고속 입당을 한 것이다.



당시 월성원전 1호기 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으며 문재인 정부와 충돌했던 최재형 원장을 향해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 입당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대선 주자로 불안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으로 최재형 원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려 한 것이다.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4개월여 뒤인 2021년 11월에야 감사원 내부 출신인 최재해를 감사원장에 임명할 수 있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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