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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 (금)

"비상 계엄·백골단 제대로 알고 싶어서" 헌법·근현대사 책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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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확실히 정리…헌법 서적 변방서 중앙 매대로 이동

뉴스1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에서 헌법 관련 책들이 매대에 진열된 모습. 2025.01.13 ⓒ 뉴스1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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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서울 강서구에 사는 20대 여성 이 모 씨는 최근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촛불 집회 등 근현대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 한 권을 구입했다.

비상계엄 국면 후 '카톡 계엄령', '백골단' 등 과거 근현대사 개념에서 의미를 빌려온 용어들이 쏟아지면서 이번 기회에 주요 개념들을 제대로 알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씨는 "역사 교과서에서나 나오던 개념들이 비상계엄 후 많이 언급돼서 한 번쯤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튜브 등 SNS로 접하는 정보는 부정확한 내용도 있을 것 같아서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비상계엄 등 근현대사에서 보던 역사적 용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헌법 해석과 관련된 법정 공방이 주목받으면서 정치, 사회 분야 도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석에 있던 헌법 서적, 중앙 매대에 한가득…"진짜 보수 궁금해" 정치 관심도↑

13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 이른 오전이었지만 현장엔 정치나 사회 분야 관련 서적을 모아놓은 코너를 서성거리며 도서를 뒤적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경기 여주시에서 친구와 함께 서점을 방문한 20대 남성 강 모 씨는 최근 보수주의에 대한 관심이 생겨 관련 서적을 살피고 있다고 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강 씨는 "대한민국에서 민주화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이 가치를 지키는 사상 중 하나가 바로 보수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보수를 주장하는 세력들이나 정치가들이 많은데, 제대로 된 보수주의는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고 싶어서 서점을 들렀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남 모 씨(28)는 최근 윤석열 정권 탄생 후 2년까지를 분석한 정치 분야 도서를 완독했다. 12·3 비상계엄 수사 국면에 접어들면서 어떤 부분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감을 잡고 싶어서다.

남 씨는 "계엄 이후 정치 세력 간 분열이 심해지면서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무너졌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커졌다"며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궁금해서 정치 분야 도서를 사서 보고 있는데, 회복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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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따른 신변 안전 우려 등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첫 기일은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5.1.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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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인지를 두고 진영 간 해석의 엇갈리면서 헌법 관련 서적들이 정치 분야 가판대에 여럿 쌓여 있기도 했다.

서점 관계자는 "원래 법학 도서의 경우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찾는 경우가 많아 벽면 한편에 전시했었다"며 "최근엔 헌법 서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교양서적 위주로 가판대에 옮겨놨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심은 역사적 인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날 서점에선 해방 이후 좌우합작 운동 등을 주도했던 독립운동가 여운형 선생, 최근 개봉한 영화 '하얼빈'으로 재조명되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책들을 사 가는 시민들도 여러 명 띄었다.

이런 열풍은 실제 대형 서점들의 구매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정치·사회 분야 서적은 지난 12월 4~18일 판매량이 직전 2주간 판매량 대비 12.8% 늘었다. 온라인 서점 'YES24'에 따르면 지난 12월 1~18일까지 헌법 관련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 넘게 증가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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