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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8 (토)

LA화재 사망자 24명으로…트럼프 "당국 무능"·주지사 "와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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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12일 산불 진압을 담당한 공무원들을 향해 "무능하다"며 진화 지연 책임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돌렸다. 오랜 앙숙인 뉴섬 주지사는 당선인이 LA 화재를 정치화한다며 맞불을 놨다. 화재 발생 당시 자리를 비운 캐런 배쓰 LA 시장을 향한 비난도 빗발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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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화재로 불탄 스앤젤레스 웨스트힐스 구역의 언덕에 9일 불탄 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남아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은 12일 팰리세이즈와 이턴, 케네스, 허스트 4개 화재로 샌프란시스코 전체 넓이보다도 더 넓은 약 160㎢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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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LA 카운티 산불 사망자가 24명으로 늘어났다. 가장 큰 화재인 팰리세이드 화재는 아직 13%, 이튼 화재는 27% 진화하는 데 그쳤다. 케네스 화재와 리디아 화재는 완전히 잡혔고 허스트 화재는 89% 진화됐다. 화재 확산 속도는 느려졌지만 강풍이 다시 예고된 상황이다. 여전히 10만명 넘는 주민이 대피 명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LA에서 화재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무능한 정치인들은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뉴섬 주지사를 향해 "수백만 갤런의 물이 매일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역으로 흘러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주지사의 이름을 "뉴스컴"이라고 일부러 틀리게 부르며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와 오랜 앙숙인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저수지는 완전히 가득 차있다"며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는 우리 중 누구에게도 이롭거나 도움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을 "주먹을 쥐지 않고 '열린 손'의 정신으로" 화재 현장에 방문하도록 초대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취임 후 재난 지원을 보류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실상 "우리 응급 대응자들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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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오토바이를 탄 경찰관이 '팰리세이즈 파이어' 산불로 파괴된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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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으로 산불 진압이 지연되면서 캐런 배쓰 LA 시장 화재 당시 자리를 비우고 아프리카에 있었던 데 대한 비난 여론도 일고 있다. 배쓰 시장이 가나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산불이 잇달아 발생했는데, 최근 몇 달간 최소 4번이나 국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파리 올림픽 행사로 프랑스도 세번 방문했다.

뉴욕타임스는 2022년 12월 취임 후 배쓰 시장이 해외 여행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하고도 해외 일정을 소화하느라 자리를 비웠다면서 하필 국립기상청이 "극심한 화재 기상 조건"에 대해 경고하는 시기에 자리를 비운 것이 정치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배쓰 시장의 즉각 사임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1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배쓰 시장은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으나 대변인을 통해 LA가 2028년 올림픽 개최도시인만큼 도시 외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편 현지의 일부 주택 소유자는 집을 지키기 위해 민간 소방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대형 화재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LA 카운티 화재로 소실된 총면적은 약 162㎢로 서울 면적의 4분의 1 이상이다. 이튼과 팰리세이즈 두 화재로만 1만2000채 이상의 구조물이 손상됐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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