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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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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국회 예산 삭감 여파로 자신의 연봉 10%를 감액하기로 했다. 사무처를 이끄는 이현주 사무총장도 여기에 동참한다. 그러나 방심위 노조는 예산 삭감의 원인이 류 위원장에게 있다며 위원장 연봉 30% 삭감과 사퇴를 촉구했다.
류 위원장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자신과 이현주 사무총장의 연봉 10%를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위원장 등 상임위원 3인 연봉을 △기획재정부에서 정한 대로 공공기관 인건비를 반영해 3% 인상 △예산삭감 고통분담 차원에서 10% 삭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부대 의견에 따라 33% 삭감하는 3가지 방안이 논의됐다.
회의 결과 위원장 및 상임위원 3인의 연봉을 10% 삭감하는 두 번째 안에서 아직 부임하지 못한 상임위원 2명의 연봉은 연봉 삭감에서 제외하는 수정안이 의결됐다. 방심위는 총 9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한 3인만 임명돼 있고 나머지 6석은 공석이다. 방심위 위원장 및 상임위원 3명은 호선을 통해 결정되는데, 현재 류희림 위원장만 선출됐고 나머지 상임위원 호선은 진행되지 않았다.
류 위원장은 "(국회 과방위에서) 삭감한 (상임위원) 연봉을 평직원 처우 개선에 쓰라고 하는데, 관련한 기준도 알 수 없고 국회 의견에 따라 독립된 기관장의 연봉을 삭감하면 누가 소신껏 일하겠냐"면서도 "다만 (예산삭감과 관련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연봉 인상을 하지 않고 10%를 반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위원은 의견 보류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위원장이 대승적으로 (연봉 삭감)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지지하지만, 상임위원이 아직 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해버리면 무언의 압박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나 강경필 의원이 "오늘 중으로 예산안을 방송통신위원회로 송부해야 하며 위원장과 사무총장께서 자진 연봉 인상 동결 및 10% 삭감을 제안하셨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2안으로 수정해 의결하자"며 류 위원장과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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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예산 삭감에 따른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과 면담 후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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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류 위원장 체제에서 방심위가 정부 비판보도를 표적 심의했다며 방심위 예산 10%인 37억원을 삭감했다. 아울러 1억9000만원을 받는 류 위원장 및 간부 4인의 인건비를 삭감해 직원 처우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 의견도 달았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대의견은 채택되지 않아 강제력을 갖지 못했다.
예산 삭감으로 방심위는 방송회관 사무실 감축, 직원 복리후생비 삭감 등 위기에 놓였다. 이에 방심위 노조는 지난 10일 예산 삭감의 책임을 물으며 류 위원장의 연봉 30% 삭감을 요구했다. 방심위 보직자 40명 중 33명이 류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취지로 집단 보직 사퇴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 위원장은 연봉을 10%만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고수했다.
이에 노조는 반발하며 지난 10일에 이어 전체회의가 열린 이날도 농성을 이어갔다. 노조는 위원장실과 회의실 앞에서 "류희림은 사퇴하라", "약속을 지켜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날 노조 농성에 앞서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 과방위 위원들이 류 위원장을 방문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류희림 예산 문제나 청부 민원, 경찰 비호 아래 직 유지 문제 등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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