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07 (금)

“머스크, 취임식 전 쫓아낼 것” 공언한 트럼프 책사... 내홍 격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스티브 배넌. / 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새로운 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공개 저격하며 “백악관에서 쫓아내겠다”고 거친 발언을 했다. 미국 내 고숙련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를 둘러싸고 캠프 내 내홍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배넌은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나는 취임식까지 일론 머스크를 쫓아낼 것이며 그는 백악관에 아무 때나 접근할 수 있는 ‘블루패스’를 갖지 못하고 여느 사람처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사악한 사람이다. 그가 (대선 당시) 자금을 많이 지원했기에 참아왔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출신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왜 전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백인 남아공인들이 미국 일에 입을 대도록 놔두고 있나”라고도 했다.

특히 그는 머스크를 두고 “그의 유일한 목표는 조만장자가 되는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회사를 보호하거나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모든 수를 쓸 것”이라고 했다. 또 부의 축적, 부를 통한 권력이 그가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노동자들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달 H-1B 비자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머스크는 “미국의 기술 인재가 부족하다”며 H-1B 비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배넌 등은 이 비자가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며 반대했다. 이를 두고 백인 노동자 기반의 전통적 지지층과 대선 과정에서 부상한 빅테크 지지자 간 주도권 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트럼프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H-1B 비자는 훌륭한 프로그램이고 나는 이 비자의 신봉자였다”며 머스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배넌은 머스크의 주장을 “기술 봉건주의를 구현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H-1B 비자라는 게 기술 권력자들이 이민 시스템 전체를 조작하는 것”이라며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중 76%는 미국인이 아니다. 이는 일자리와 경제를 회복하는 핵심 부분이며 최고의 일자리다. 흑인이나 히스패닉계는 이러한 직업을 갖지 못하며, 접근할 수도 없다”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전폭 지지하며 공화당에 2억7700만달러(약 4073억원)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한 이후 머스크를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정부 효율성부’(DOGE) 공동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머스크는 캠프 내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배넌은 우파 세력 내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2기 예산관리국(OMB) 국장으로 지명된 러셀 보우트와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고문으로 지명된 피터 나바로 등 다수의 트럼프 측근이 배넌의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배넌은 트럼프의 저택인 마러라고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이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