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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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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이건 우리 지지율이라 볼 수 없어요. 야당에 대한 반감이죠.”
국민의힘 현역 A의원은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유권자의 지지는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야권에 대한 반감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게 A의원의 진단이다.
19일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3%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보다 여당의 지지율은 3%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건 지난해 9월 넷째 주(국민의힘 28%, 민주당 26%)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탄핵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여당이지만, 야당에 대한 반감이 지지율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권 인사들조차 “일련의 사태들을 고려하면 감사하면서도 기이할 따름”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지율이 급등했다고는 하나, 여당에 마냥 유리한 정국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1호 당원’ 윤 대통령이 당의 최대 위험 요소로 떠오른 데다 당이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기도, 또 반대로 냉철하게 내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여당은 강성 지지층의 결집과 중도층으로의 확장 가운데서 고심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윤 대통령 엄호에 열을 내는 듯하지만, 내부에서는 그에 대한 부담감 호소가 적지 않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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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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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한 관계자는 “벌써 야권에서 우리 당명을 두고 ‘내란의힘’이라고 비난하지 않던가”라며 “윤 대통령을 품고 가기엔 부담이 크고, 또 의원 중에서도 12·3 비상계엄이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어쨌든 여당인데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하지 않는가’라는 공동체 의식도 있지만, 반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경험했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일부 고심하는 기류도 읽힌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간에 분명한 관계 정리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여당 원내지도부 역시 민주당의 잇따른 탄핵으로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이어 법무부 장관·행정안전부 장관·감사원장·서울중앙지검장이 모두 공석인 점이 지지율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당에 대한 지지보다 야권에 대한 반감이 여론조사에 더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권 찬탈 의욕이 앞선 나머지 그 이익으로 우리 당의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동향과 관련해 “우리 당이 착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결코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해준 게 아니다”라며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모으라는 질책과 당부의 뜻에 가까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로서는 사법당국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윤 대통령을 엄호하겠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법에서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우리가 (윤 대통령을) 버릴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문에서 인용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9.6%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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