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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전화는’.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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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전화는’이 방심위의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2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이하 ‘방통심의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금 거신 전화는’ 등 39건에 대해 법정제재 등을 의결했다.
이날 방심위는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가 극 중 수어 통역사가 ‘산’을 뜻하는 수어를 표현하는 도중 발생한 방송사고 장면을 다루면서, 앵커가 해당 수어 표현인 가운데 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수어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에 대해 주의를 의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2일 방영된 ‘지금 거신 전화는’ 1화에는 극 중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 분)가 뉴스를 수어로 통역하던 중 방송 송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방송 사고가 벌어지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산사태 등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앵커 나유리(장규리 분)의 말을 통역하던 중 수어로 ‘뫼 산’을 뜻하는 동작이 반복적으로 송출된 것. 제작부서에서는 “저기서 멈추면 어떻게 하냐 욕도 아니고”라며 비상이 걸렸으나 나유리는 홍희주에 “이거 산이죠? 뫼 산? 통역사님 잘했다. 윤PD 선배랍시고 야야 거리는 거 꼴뵈기 싫었는데 제대로 먹여줬다. 엿. 아아. 뫼 산”이라며 연신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장난스레 말했다.
이 장면이 송출되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산’ 수어는 해당 손가락 욕과 수형이 다를뿐더러 청인에 의해 농담거리로 소비되어 오며 농인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수어 단어”라며 “농인과 수어에 대한 무례를 넘은 차별과 조롱이자 혐오”라는 비판이 올라왔다. 또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적하는 글도 공개됐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제작진은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루어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 거신 전화는’은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 앞으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또 “수어는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두 주인공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소통하게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소재다. 두 사람이 어렵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에 다다르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중요한 소통 도구인 수어의 가치를 오롯이 전달하는 작품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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