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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 (목)

한달째 '1450원' 넘는 환율…기업대출 문턱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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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비율 압박 높아진 은행들 '질적성장' 강조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늘지만 심사는 까다로워질 듯

뉴스1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인출기. 2022.6.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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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1450원 이상의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자본비율 방어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여 동안 1450원(종가 기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의 규모가 늘어나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앞다투어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한 만큼,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자본비율 수성에 대한 압박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관련 기사: 정치 불안에 치솟는 환율에…금융지주 주주환원도 '빨간 불')

은행들은 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이 타깃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 12월부터 은행권 기업대출의 감소세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은행권의 기업대출액은 11조 5000억 원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을 하는 계절적 요인이 컸지만 주요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축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중 대기업 대출이 4조 3000억 원 줄어든 반면,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대출은 7조 1000억 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기업대출에 대한 보수적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일반 영업점의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에서 기업대출 증대치 목표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보통 은행들은 한 해 대출 증가치를 목표로 삼고, 달성 여부에 따라 점수를 배점한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총량을 유지만 해도 해당 평가에서 만점을 주기로 했다.

대신 우리은행은 신성장 기업 및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신규 대출 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타 은행들도 '자본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까다롭게 취급할 전망이다. 확실히 따져보고 사업성이 있는 우량한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중소기업들에 더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이 전국 203개 금융기관 여신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업황부진과 자금 사정 악화의 영향으로 오히려 신용위험은 높아지고 여신 건전성 관리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차주들의 전반적인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서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고, 부실 대출 차주들에게는 더욱 깐깐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출을 줄이거나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박 애널리스트는 자금이 필요한 곳에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도록 앞으로 정책금융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류창원 하나금융연구소 팀장은 "높은 환율이 지속된다면 외환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 확대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할 것이며 이는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쳐 기업대출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면서도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환율 리스크가 기업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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