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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 (목)

[영상]트럼프 2만명 앞 펜 던지며 ‘폭풍서명’…행정명령 대체 뭐길래[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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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이 열린 지난 20일 약 2만명이 모인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 마련된 책상에 앉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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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는 첫 번째 항목은 바이든 정부 때의 조치 78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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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 마련된 책상에 앉아 행정명령에 무더기로 서명한 뒤 서명에 사용한 펜을 지지자들에게 선물로 던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이뤄진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 2만명이 모인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 마련된 책상에 앉으며 펜을 들자 윌 샤프 백악관 비서실 비서관은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첫날 가장 많은 행정명령을 서명하는 기록을 세웠다. 행정명령 여덟 건을 승인하고 난 뒤 사용한 펜 여러 자루를 지지자들에게 던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부터 이 같은 ‘행정명령 쇼’를 감행한 것을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행정명령을 통해 의회의 승인 없이 정책을 즉각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강력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스톰’을 정착시키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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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 마련된 책상에 앉아 행정명령에 무더기로 서명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문서를 들어올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불법 이주자 통제, 파리기후협정 탈퇴…서명한 행정명령만 46개
취임 전부터 100여개의 행정명령에 즉각 서명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26건)과 각서(12건), 선언문(4건), 인사명령(4건) 등 총 46개에 서명했다.

특히 그는 ‘1호 행정명령’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내려졌던 행정조치 78건도 한꺼번에 철회했다. 1호 행정명령은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의 군 복무 허용, 연방 정부에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적용,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 철회 등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불법 이주자 통제, 연방 공무원 신규 고용 중지 및 재택근무 금지 등에도 서명했다. 대대적인 ‘바이든(조 바이든 전 대통령) 지우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본격 서명하기 시작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렇게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나. 그는 절대로 이렇게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은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없이 주요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명령이다. 서명만으로 즉시 효력이 발생해 신속한 정책 추진을 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대통령이 임기 후 차기 대통령이 취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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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가진 이후 서명한 행정명령들. [연합]



특히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 26건은 백악관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6대 핵심 의제’ 중 최우선 순위에 해당하기도 했다.

불법이민자 단속 및 국경보안 강화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을 더 철저히 심사하고, 국경보안에서 군의 역할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에서 태어나면 미국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 제도와 미국 난민수용프로그램(USRAP)도 중단됐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로부터 정착 허가를 받았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1660명을 태울 카불발 비행편이 이날 취소됐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조직 개편도 행정명령을 통해 수술대에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수분야를 제외한 공무원 채용 동결 ▷연방 공무원 상당수를 해고가 자유로운 ‘스케줄 F’ 직군으로 전환 ▷공무원 재택근무 종료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조치들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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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에서 연설 도중 나치식 인사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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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자문기구로 정부 개혁을 주도할 정부효율부(DOGE) 설치도 공식화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DEI 행정조치도 폐기하면서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방지 금지부터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 설립, 소수인종을 위한 기회 증진 등의 행정명령도 철회됐다.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성별만 법적으로 인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기구와 협약에도 행정명령을 통해 줄지어 탈퇴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 때 가입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의회를 난입한 ‘1·6 사태’로 처벌받은 1600여명에 대해서도 행정명령을 통해 사면하고 14명은 감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계 바이트댄스가 모기업인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이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사업을 제한하는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함으로써 틱톡에 대한 전망도 달라졌다. 다만 그는 미 법인과 바이트댄스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기업 지분을 50% 이상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보편관세에 대해선 명확한 발표는 이날 나오진 않았다.

행정명령들, 법적 충돌 예상…민주당 장악 18개州 법무장관들, ‘출생시민권’ 제한에 위헌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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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일에 출생 시민권 일부 제한 관련 행정명령을 서명한 여파로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호세에서 이에 반발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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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더기로 서명한 행정명령 중 일부에 대해 법적 이의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 서명되는 행정명령들에 대해서도 법적 공방에 휩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야당인 민주당이 주 정부를 장악한 18개주와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의 법무장관들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에 서명한 ‘출생 시민권’ 일부 제한 관련 행정명령이 위헌임을 주장하는 소송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은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어머니가 불법 체류자이고 아버지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어머니가 합법적 체류자라도 임시 체류자이고, 아버지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면 시민권을 주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시민권이 불법 체류 외국인 부모의 신생아일 경우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법적 공방은 서명된 행정명령의 시행을 늦추거나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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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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