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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 (금)

홍장원 "국민에 사과 건의했지만"…눈 감고 고개 돌린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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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해제.zip_5차 변론 현장

이진우·여인형 홍장원 국회 측 증인 줄줄이

尹 군 장성에는 인사, 홍장원은 눈감아

입 닫은 3성 장군들, '단서'도 남기고 떠나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문득 잠에서 깨 뉴스를 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잠시 빌려준 권력을 남용해 법치를 독차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내란해제.zip'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장면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진짜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이 심판을 통해, 내란도 비로소 해제될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탄핵심판 '주문(결정)'을 써 내려가 보시죠!
노컷뉴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재 제공·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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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②尹 측, 탄핵심판서 "대통령, 고립된 약자…난도질당해" 주장
③왜 대통령 탄핵심판을 먼저 하냐고요?[법정B컷]
④尹 불출석에 탄핵심판 4분 만에 종료…재판관 기피신청 기각
⑤심판정 들어온 8명의 재판관, 尹 재판 방해 '칼차단'
⑥尹측 "평화 계엄" 궤변에 "반드시 파면해야"…탄핵심판 본격 설전
⑦尹 "인권유린" 반발에 "변경 안해"…헌재, 탄핵심판 속도
⑧尹 탄핵심판서 드러난 '그들만의 망상, 그들만의 세상'[법정B컷]
⑨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⑩탄핵심판 '물타기' 나선 尹…부정선거 의혹 재탕
⑪대면한 尹·김용현…'실패한 계엄 아냐' 통했지만, 엇갈린 진술
⑫'웃으며' 벌인 계엄? 꿰맞춰지지 않는 퍼즐
⑬홍장원 "국민에 사과 건의했지만"…눈 감고 고개 돌린 尹
(계속)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4일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국민들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3 내란사태' 당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변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란 단어에도 눈을 감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5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 기일과 같이 빨간 넥타이를 매고 출석한 윤 대통령은 가르마가 8대 2로 깔끔하게 타진 모습이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5일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 1차장에게 '대통령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법정에서 당시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제시됐다. '난 잘못한 게 없다가 아니고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하셔야 한다. 눈물을 흘리시고 무릎을 꿇으셔야 한다'는 내용이다.

메시지 전송 배경에 대해 홍 전 차장은 계엄은 해제됐지만, 여전히 우려가 있었다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은 "그날 밤 여의도 국회에서 일어난 일을 몇몇 사람들만이 아는 게 아니라 방송을 통해서 전 국민이 마치 드라마나 영화 보듯 지켜봤기 때문에 마치 계엄군이 철수하고 계엄이 해제된 것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돌아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좀 더 큰 위기로 다가오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은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생각해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께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하고, 당시 여러 마음의 심경을 말씀하셨다면 국민들이 훨씬 더 대통령을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이 내용이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사자인 대통령은 사과 얘기에도 눈을 감은 채 듣기만 했다. 홍 전 차장이 이날 증인석에 오르기 전 허리 숙여 인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을 잠시 쳐다볼 뿐 고개를 이내 돌렸다.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의 인사는 작은 고개 끄덕임으로 받아 준 것과는 대비됐다.

홍 전 차장은 심판정에서도 재차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만 "누구를 잡아들여야 하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여인형 방첩사령관과의 통화에서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증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국군방첩사령관을 도우라"고 한 건 계엄과 관계없이 '간첩 검거'를 지원하라는 뜻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만약 계엄사무에 관해 국정원에 부탁할 일 있으면 원장에 직접 하지 차장에게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대통령이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한다는 것도 비상식적"이라며 "계엄사무와 관한 부탁을 한다면 국정원장한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무너뜨리려 지엽적인 질의들을 던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의 김계리 변호사가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가 없었는데, 증인이 혼자 (체포 지시로) 이해한 건 아니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국조특위 청문회가 첫 직접 진술이라는 점을 짚었다. 윤 대통령 측이 진술 번복 등을 문제 삼자 직접 진술을 하기 전에는 자신의 발언이 간접적으로 전달되면서 바뀐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컷뉴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헌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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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증인은 말을 아꼈지만, 비상계엄 퍼즐을 맞출 일부 단서를 남겼다. 이 사령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윤 대통령 측의 질문에 말문이 트였다. 그는 당일 대통령으로부터 몇 차례의 전화를 받았냐는 질문에 "3번 통화했다는 이야기를 부관을 통해 알았다"고 답했다. 배진한 변호사가 재차 대통령이 "끌어내라"는 말을 한 게 맞는지, 그런 충격적인 지시라면 기억이 안 날 수 없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이 사령관은 "그렇기(충격적이기) 때문에 일부 기억이 나는 게 있고, 여기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유의미한 지시를 받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여 사령관은 진술이 자신의 형사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입을 닫았지만, 계엄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과 통화를 해 특정 명단에 대한 위치 파악 요청을 한 기억은 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때와 같이 직접 신문을 하지는 못했지만, 본인 의견 진술 기회는 여러 차례 얻었다. 윤 대통령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지시를 받았으니 하는 이런 얘기들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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