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지난 5일부터 남해에서 2차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1차 전지훈련 후 돌아와 개막 전까지 남해에서 개막 전까지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본지와 만난 무고사는 새 시즌을 향하는 각오와 함께 인천에 대한 애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겪은 인천이다. 그동안 찾아오는 위기 속 저력을 보여주며 ‘잔류왕’의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지난 시즌에는 마지막까지 거듭되는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며 구단 첫 강등 수모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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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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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사는 빛바랜 득점왕을 차지했다. 15경기 1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강등 확정 후 무고사는 “득점왕이 중요하지 않다. 인천은 1부 리그에 있어야 하는 팀이다. 득점왕과 인천의 잔류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는 K리그2에서 인천의 승격을 이끌 무고사다. 무고사는 새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며 윤정환 감독 체제의 인천 해결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 다음은 인천유나이티드 공격수 무고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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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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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어떤가
훈련이 좋다. 하지만 너무나도 춥다. 땅이 얼어있는 감이 있다. 그래도 좋았다. 어제는 두 번의 훈련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모든 것이 좋다. 새로운 선수들, 새로운 코칭스태프들과 함께하고 있다. 새로 적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윤정환 감독이 새로 왔다. 어떤 감독인 거 같은가
너무 좋은 사람이다. 저와의 관계, 모든 선수들과의 관계가 그렇다.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신다. 분위기가 좋다. 지난 시즌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분이다. ‘리스펙’한다. 엄청난 업적이다. 지난 한 달 동안 함께하고 있는데 왜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고다.
- 왜 최고라고 느끼는가
말을 하는 방법, 전술적인 접근, 하나의 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보고 있다. 사람으로서도 좋은 사람이다. 코치로도 좋은 사람이다. 이제 함께 시작하는 단계다. 많이 배우고 있다.
-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이 있었다. 팀을 떠날 수도 있었을 텐데 인천의 잔류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이 구단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도시, 우리 팬들 모두가 나를 사랑해 준다. 잔류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쉬웠다.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다른 팀의 이적 제안이 있었지만 제 심장은 인천이었다. K리그1으로 승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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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의 사랑과 충성이라면 대구FC에 세징야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말처럼 인천에는 무고사 동상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영광이다.
- 선수 경력에서 강등 경험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에서의 강등과 인천에서의 강등 경험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인가
차이가 크다. 독일에서는 20대 초반이었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인천에서의 강등은 너무나도 뼈아팠다. 최다 득점자이기도 하고, 주축이었다. 강등이 되었음에도 마지막까지 팬들이 보여준 사랑이 특별하다고 느꼈다. K리그1에 돌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천은 K리그1에 있어야 할 팀이고, 돌아가야 한다.
- 바로우가 합류했다. 바로우-무고사-제르소로 이어지는 3톱에 많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데, 동료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바로우는 좋은 선수다. 전북현대에서 처음 봤었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바로우는 득점, 도움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저에게는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것 같다. 그동안 상대가 저에게 집중 견제를 했는데 바로우, 제르소의 존재로 상대의 압박이 분산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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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2 상대들은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경기를 풀어간다. 공격수로서 답답한 상황들이 경기장에서 다 많아질 텐데
2부 리그가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수비적인 팀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지는 모르겠지만 제 가치를 알고, 어떻게 밀고 나가고, 어떻게 골을 넣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태국에서 부산아이파크와 연습 경기를 했다고 들었다. 조성환 감독과의 만남이 어색할 것 같은데
나는 인천에서 뛰는 선수다. 조성환 감독님은 더 이상 인천의 감독이 아니다. 많은 것을 말할 수 없겠지만 심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인천의 승리를 위해 달릴 것이다.
- 인천의 승격을 위해서는 무고사의 활약이 중요할 것 같다. 지난 시즌 전 경기에 나섰고, 올해도 몸 상태가 좋다고 들었는데, 몸관리 비법이 있는가
항상 도움을 주는 메디컬 팀에게 감사한다고 말하고 싶다. 혼자서도 예방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도와주고 있다. 나는 프로 선수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고, 길게 뛰고 싶다.
- 지난 시즌에는 대구와의 최종전에서 골키퍼로도 활약했다. 꽤 능숙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처음 경험했다. 스스로 좋은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큰 도전이었다. 커리어를 이어가며 골키퍼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코치님들이 말씀한 것을 잘 숙지하고자 노력했다. 당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기뻤다.
- 골키퍼로 뛴 이후 골키퍼 유니폼까지 나왔다.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이 아닌 골키퍼 유니폼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이 어색했을 것 같은데
새롭고, 신기하고, 이상한 경험이다. 블루마켓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니폼을 구매했고 팬들에게 많은 사인을 해줬다. 인천의 마케팅팀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일을 정말 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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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수 마지막까지 인천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왜 인천인가
8년 동안 뛰고 있는 팀이다. 이미 구단의 레전드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록도 세웠다. 인천에 있으면 행복하고 편하다. 가족들도 인천을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한다. 인천이란 도시 자체를 사랑한다. 무엇인가 특별함이 커진 것 같다. 몇 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몸이 건재하다면 계속해서 인천에서 뛰고 싶다.
- 외국인 선수지만 ‘인천 사랑’이 독보적이다. 이렇게나 큰 충성심을 가진 계기가 있는가
특별한 계기는 없다. 지내면서 많은 추억이 쌓였고, 많은 경험이 있었고, 많은 사랑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인천에 대한 충성심이 생긴 것 같다. 저 역시 제가 인천의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천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저를 받아준 팀이다. 잘 대해주고 팬들의 사랑이 언제나 크다. 나에게는 그 의미가 크다. 오랜 기간 인천에 살고 뛰다 보니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 태어난 도시와 인천은 많이 다른가
완전히 다르다. 몬테네그로도 엄청 좋은 나라지만 작다. 인구도 4~5배 정도 차이 난다. 환경 자체가 많이 다르지만 인천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인천을 사랑하고,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 인천 자체가 삶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인천에서 어떤 선수,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
너무나도 어려운 질문이다.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는 팬들께서 정해주시는 것이 맞지만, ‘자랑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제가 인천에서 뛰는 것이 자랑스럽듯이 팬들께서도 제가 인천에서 뛰는 것을 자랑스러워해 주셨으면 좋겠다.
[남해=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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