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체포조 명단·곽종근 '의원→인원' 용어 변경 논란
윤 "홍장원·곽종근 탄핵 공작 시작"…정치 의도 반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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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2025.02.06.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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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관련 진술을 놓고 변론 과정에서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홍 전 차장의 체포조 명단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곽 전 사령관의 '의원→인원' 용어 변경 문제가 헌재 탄핵심판의 새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은 헌재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각각 '정치인 체포조'와 '의원 끄집어내기'에 대해 진술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열린 5차 변론기일에서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테니 방첩사 지원해. 자금,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적 있냐'는 국회 측의 질의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방첩사를 도와라는 지시를 받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전화했으며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증언에 대해 "제가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것은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 관련"이라며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위치 추적도 할 수 없다. 방첩사령관이 그런 것을 모를 리가 없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전날 헌재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안에서 데리고 나오라고 한 대상은 국회의원이라고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측이 '대통령이 데리고 나오라는 대상은 의사당 안 의원들이 맞나'라고 묻자 "정확히 맞는다"고 했다. 다만, 곽 전 사령관은 변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끄집어내라고 말한 대상이 '의원'이 아닌 '인원'이라고 진술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저는 사람이란 표현을 놔두고 인원이란 말을 저는 써본 적이 없다"며 "저나 장관이 만약 의원들을 끄집어 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 즉각 이건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 병력으로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가를 핵심적인 진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직접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들의 진술이 이어지는 중간 대리인단과 메모를 주고 받거나 귓속말을 주고 받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취했다.
앞서 국회는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에서 '정치인 체포조'와 '의원 끄집어내기'를 제시한 바 있다. 계엄 당시 군 병력을 동원해 정치인을 체포·구금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의도가 있었음이 입증된다면 헌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진술이 사실상 탄핵심판을 가를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재판부도 직접 신문을 통해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사건 주심을 맡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지난 4일 열린 5차 변론기일에서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조 관련 메모 중 '검거 요청'이라고 적은 이유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정 재판관이 "체포조가 나가있는 상황인데 여 전 사령관이 굳이 검거해 달라고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위치 추적이 대상자를 검거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재판관은 "그러면 검거 지원 요청이라고 적어야 했던 게 아니냐. 아무리 대통령 전화를 받았다지만 정보를 민감하게 보증하는 방첩사령관이 구체적으로 체포 명단을 쉽게 얘기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 재판관은 전날 6차 변론기일에선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이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신문했다.
정 재판관이 '계엄 당시 상황을 기억나는 대로 말해달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재판관이 "의원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나"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다"며 "안에 있는 인원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는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며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들었다)"고 다시 설명했다.
곽 전 사령관의 설명에 대해 정 재판관은 "증인의 진술이 조금 달라진다"며 "사람이라고 했다가 의원이라고 했다가, 또 데리고 나오라고 하다가 끄집어나오라고 하다가 혼재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은 추후 헌재에서 이들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삼는 것에서 나아가 정치적 의도가 담긴 탄핵 공작이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6차 변론기일에서 발언권을 얻어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탄핵 공작'이 시작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홍 전 차장의 공작과 곽 전 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헌재에서 열린 6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변호인들은 지금 그 부분(탄핵 공작)에 대해서 증거 수집·조사를 하고 분석·판단하고 있다"며 "추후에 법정에서 증거와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회는 이미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해 기본적인 사실 관계가 정리된 만큼 진술 신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측 대리인단 장순옥 변호사는 "(진술) 신빙성이 흔들릴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며 "재판부도 그러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탄핵 공작'을 주장한 것에 대해선 "반박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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