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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토)

"이러다 손해보고 팔겠어"…정부에 막혔던 라면값 인상,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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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파리바게뜨 이어 빙그레까지..이미 커피·디저트·생수값도 올라
원재료값 상승-환리스크 가중..정부 압박에 값내렸던 라면 인상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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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가격 줄인상/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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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과자·빵에 이어 음료와 아이스크림값까지 인상되면서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품목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서민음식의 대표격인 '라면' 정도가 남아있지만 원재료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극심한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오래 버티기는 힘들어 보인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가 다음달부터 커피와 과일 음료, 아이스크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 아카페라 사이즈업 350ml를 2400원에서 2600원으로, 따옴 235ml를 2400원에서 2700원으로, 더위사냥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슈퍼콘과 붕어싸만코를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린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도 부라보콘과 시모나 값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다.

이날 파리바게뜨도 빵과 케이크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했다. 평균 인상률은 5.9%다. 빵 96종, 케이크 25종이 오른다. 2년 만의 인상이다. 이에 앞서 롯데웰푸드가 지난 6일 빼빼로와 월드콘을, 스타벅스도 지난달 24일 톨 사이즈 음료를, 할리스도 같은 날 일부 제품의 가격을 각각 올렸다.

오리온도 지난해 12월1일 과자 13종의 가격을 평균 10.6%,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터와 오란씨 등을, SPC 던킨(구 던킨도너츠)도 도넛 두종류의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버거킹 와퍼와 오뚜기 식품, 일부 수입맥주도 비싸졌고, 농심의 생수인 백산수도 950원에서 1000원으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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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빙그레가 다음달부터 커피·과채음료 및 아이스크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커피음료 '아카페라 사이즈업' 350ml의 소비자 가격이 2400원에서 2600원으로 200원, 과채음료 '따옴' 235ml는 2400원에서 2700원으로 300원 각각 오른다. 아이스크림 제품 중에는 더위사냥 등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슈퍼콘·붕어싸만코 등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된다. 7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2025.02.07.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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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 줄인상이다. 식품업계는 지난 2년 동안 가격인상을 억제당했다. 서민 물가가 상승하자 정부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담당 공무원까지 정해 빵과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우유 등을 집중 관리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원재료값이 많이 올라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대내외 여건상 못 올리고 있었다"며 "지금 식품들 가격이 오르는 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당연한 일이고, 언제 올려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나서 제품 가격을 억제하는 동안 원료값은 꾸준히 올랐다. 한국은 상당수 식자재를 수입에 의존한다. 밀가루와 옥수수는 자급률이 0에 가깝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등으로 커피원두와 코코아 가격까지 올랐다. 환율마저 올라 식품업계는 원료 수입에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라면만이 아직 가격이 인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찮다. 라면은 그동안 가격인상을 가장 억제당한 품목이다. 정부는 라면을 콕집어 아예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2023년에 라면업계는 가격을 인상했다가 9일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을 견뎌왔다. 하지만 라면을 튀기는 팜유(Palm Oil)의 올해 초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오르는 등 원가 부담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역마진이 생길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한 환율을 감안하면 수입원료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손실을 보면서 물건을 팔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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