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국회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를 위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1차 시추를 위해 1천억원 넘는 자체 자금을 확보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왕고래에 경제성이 없다며 더 이상의 탐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석유공사는 1차 시추의 최종 분석 결과를 살펴보고 결론을 내겠단 입장입니다.
박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사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정부는 "국민이 허락한다면" 추가 시추를 이어가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단 겁니다.
그런데 석유공사가 작성한 자료를 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8000만달러, 우리 돈 1158억원을 배정해 놨다고 돼 있습니다.
시추 한 번에 드는 돈은 약 1000억원.
석유공사는 이달까지 절반 정도를 자체 자금으로 집행했는데, 남은 비용도 자체 해결하겠단 뜻입니다.
[허성무/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석유공사가 1년 올해 예산이 한 4조원 정도가 되는데, 다른 항목으로 지출되려고 했던 것을 전용해서 쓸 수밖에 없거든요. 이제 석유공사 전체 운영에도 주름이 가는 거고…]
또, 석유공사 이사회는 올해 자금조달 계획 가운데 약 4억 달러, 5700억원을 새로 빌려 마련하겠다고 의결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석유공사 자본금은 1조원대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경제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석유공사가 얼마나 더 빚을 내야 할진 미지수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탐사를 주관하는 석유공사가 추가 시추를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산업부가 추가 시추에 회의적인 반면, 석유공사는 최종 분석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신현돈/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하나만 가지고는 안 될 거예요. 첫 번째 시추공의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서 불확실성에 대한 평가나 석유 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해서 나머지 유망 구조가 나오면 기존에 있는 대왕고래랑 시스템이 다를 수도 있거든요.]
결국 추가 시추 여부는 얼마나 외자를 유치하느냐인데 석유공사 측은 "예산 집행 관리를 통해 실제 신규 차입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조용희 / 영상편집 오원석 / 영상디자인 한영주 허성운]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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